지그재그·브랜디 작년 영업손 518억원·321억원경기 침체, 과도한 마케팅 경쟁으로 적자 지속된 듯카테고리 확장 등에 따른 기술 투자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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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랫폼업계가 지난해에도 수백억 적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업체들간 몸집은 커졌지만 영업손실이 계속됐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이 1018억원으로 전년 보다 56.1%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 영업적자가 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8억원 늘었다. 당기순손실 역시 499억원으로 전년 보다 46.1% 증가했다.
여성 플랫폼 브랜디는 지난해 매출이 1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321억원, 당기순손실이 691억원을 달했다.
명품 플랫폼 업체인 트렌비 역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8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207억원, 212억원을 기록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이블리)과 명품 플랫폼 역시 아직 실적을 공개하기 전이지만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시각이 크다. 이 회사는 2021년 69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명품 플랫폼인 머스트잇과 발란 역시 2021년 3000억원대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몸집을 키웠지만 손실을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머스트잇과 발란은 각각 100억원, 18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의 수천억원대 매출을 내고도 적자를 면치 못한 것은 경기 침체와 함께 성장을 위해 고객 확보 차원에서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경쟁력인 플랫폼 특성상 최저가를 찾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할인 행사를 열고 대규모 쿠폰을 뿌린 점도 있다.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충성 고객을 늘린 후 록인 효과를 노리기 위함이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카카오스타일은 지난해 마케팅 비용으로 분류되는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로 305억원, 12억원을 지불했다. 브랜디는 지난해 판매촉진비로 263억원을 썼다. 다만 지난해 보다 2배 가량 줄어들었다. 트렌비도 지난해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로 각각 122억원 17억원을 썼다.
여기에 패션 외에도 화장품, 리빙 등 판매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이와 관련한 상품 기획자(MD), 기술 개발 인력 등을 더 뽑아 인건비도 부담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인 비즈니스 확장, 테크 강화를 위한 IT인력 투자로 인건비 상승했다"면서 "이와 함께 신규 사업 투자 및 확대와 이 외 커머스 기능 고도화 등을 위한 기술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치열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한동안 막대한 비용 확대가 불가해 당분간 출혈 경쟁은 지속될 전망을 봤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플레이어에 이어 신규 업체까지 늘어나고 있다"면서 "경쟁이 치열한 만큼 누가 빨리 외형을 키우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비용 투자에 따른 적자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쇼핑 전문몰 거래액은 지난해 77조원으로 5년 전인 2017년(31조원)이 비해 2.5배 성장했다. 의류 전문몰의 전체 거래액은 2017년 5조원에서 지난해 10조원으로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플랫폼의 경우 전문성을 강조하고 여러 브랜드를 다양하게 취급할 수 있기 때문에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한편 SSG닷컴이 인수한 더블유컨셉코리아(W컨셉)은 지난해 영업이익 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2021년 5월 SSG닷컴 자회사로 편입된 당시(31억원)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다. 그룹 내 다양한 관계사와 공동 마케팅에 참여하고 그룹 자산을 활용해 오프라인까지 진출하는 등 지속적 협업으로 사업의 외연이 확장했다할 수 있었다고 회사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