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인상 후 2회 '숨고르기'경기우려 겹쳐 추가인상 전망 급속 냉각"시장 관심은 연내 금리인하 여부"
  • ▲ ⓒ한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11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한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11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회 연속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물가상승률이 4% 초반까지 떨어진 반면,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 우려는 커진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동결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인하 시점은 언제가 될 지에 모아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변동 없이 연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지난 2월에도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4월에도 동결을 결정하면서 2회 연속 기준금리는 3.5%로 묶이게 됐다.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 금리를 0.5%까지 낮춰 유지하다가 2021년 8월 인상으로 흐름을 바꿨고, 이후 1년 반 동안 10회 인상을 단행하면서 금리를 3.5%까지 올린 뒤 지난 2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동결을 발표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대내외 변수 요인이 많아 동결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해 추가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하지만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터지는 등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 우려가 커졌고, 반도체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추가 금리인상 전망은 급속히 사그라들었다.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전망 경로에서 이탈하지 않은 점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에 4.5% 이하로 떨어지고 연말에는 3%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2% 상승에 그쳤다. 이는 전월보다 0.6%포인트 떨어진 것이고,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미국과의 금리차(1.5%포인트)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변수이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미국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해도 금통위에 큰 영향을 끼치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예상대로 금통위가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며 "올해 추가 금리인상은 힘들어 보이고 인하 시점이 연말이 될지 내년이 될 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