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90여곳 6개월 경매유예 동참先보상 後청구, 공공매입, 우선매수권 등금융권 기금 마련도 만지작세금낭비, 모럴해저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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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금융권이 정부 요청에 따라  전세사기 주택에 대해 6개월 이상 '경매 유예' 조치에 동참했다.

    임시방편적 성격이 짙지만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 만큼 공공성 차원에서 적극 호응하겠다는 취지다.

    2500 가구에 달하는 인천 미추홀 전세사기 주택에 대출을 실시한 금융사는 대략 90여곳.

    새마을금고와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이 많지만 은행권도 함께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당장 거리로 내몰리는 일은 막을 수 있게 됐으나, 한시적 조치라는 점에서 전세보증금 보전 등 후속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공공매입이나 우선매수권, 전세보증금 보상, 저리대출 지원, 이자유예, 공공기금 조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피해 임차인이 금액 일부를 부담하면 정부가 부족분을 채워 매입하는 방식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매입 주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다. 

    더불어민주당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채권을 매입해 피해 금액을 선보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다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피해대책 마련에는 공감하지만 국민세금이 낭비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한 모습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선보상의 경우 국가가 전액 반환하면 국민 세금으로 다 떠안으라는 것이어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만약 전액이 아닌 50~70%만 보상해주는 것도 피해자들이 수용할지 여부가 미지수"라고 말했다.

    공공매입에 대해서도 "인천 미추홀구 사건과 같이 선순위 담보를 최대한 당겨서 사기를 친 경우 매입을 하더라도 그 돈이 피해자가 아닌 선순위 채권자에게 가게 된다"며 우려했다.

    은행 등 금융사가 중심이 돼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금을 설립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당사자인 금융사들은 모럴해저드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결국 피해자들이 전세보증금을 100% 돌려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범정부 차원의 피해자 구제 대책을 논의 중에 있지만, 전세보증금의 경우 전액을 보상받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피해자 손실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를 다각도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