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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경매 물량 역대최고 수준…고금리·빌라 기피현상 탓

8월기준 7만여건…2020년 5월 이후 최고치서울·경기 증가세 커…비아파트 전세 거래↓윤지해 연구원 "후행지표라 시장상황과 달라"

입력 2023-09-01 17:05 | 수정 2023-09-01 17:05

▲ 늘어선 부동산 중개업체 전경. ⓒ뉴데일리DB

올해 부동산 강제경매 물량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고금리 기조와 전세사기, 깡통전세 등으로 인한 빌라 기피 현상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기준 강제경매개시결정 등기가 된 전국 부동산 수는 건물·토지·집합건물을 모두 포함해 6만8644건이었다. 지난해 이 수치는 6만4694건이었지만 올해 초 6만7200여건으로 뛰었다.

해당 등기가 이같은 수준으로 나타난 것은 2020년 5월 6만9033건 이후 처음이다.

강제경매는 법원에서 채무자의 부동산을 압류한 뒤 경매를 통해 발생하는 대금으로 채권자의 금전 채권을 충당하는 절차다. 채무자가 대여금 등을 변제일까지 갚지 못했을 때 집행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의 증가세가 크다. 경기는 1년전 강제경매개시결정 등기가 1만1695건이었지만 올해 8월까지 누적 1만2520건으로 800여건 증가했다. 서울 역시 같은 기간 5641건에서 6904건으로 1300여건 늘었다.

이같은 강제경매개시 등기의 증가는 계속되는 고금리 상황과 빌라 기피 현상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연3.50%로 5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대출금리는 그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2023년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7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5.11%로 집계됐다.

특히 가계대출중 가장 큰 비중인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8%로 2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주담대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6월에 비해 0.6%p 증가한 73.7%로 3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최근 4.08~6.93%로 7%에 육박한다. 최근 인기를 모았던 50년만기 주담대 상품을 기준으로 4억원을 연5.50% 금리로 빌린후 거치기간 없이 원리금을 균등상환한다고 가정하면 이자액만 총 7억2395만원이나 내는 것으로 부담이 상당하다.

또한 전세사기 및 깡통전세 여파로 빌라 등 비(非)아파트 수요는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올 4월까지 비아파트(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매매량은 6840건이었다. 이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1~4월기준)이래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지난해 거래량인 1만4175건과 비교하면 51.7% 감소한 수치다.

특히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비아파트에 대한 전세거래 비중도 줄어드는 추세다.

경제만랩이 분석한 서울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6만2192건으로 이중 월세가 9만7801건, 전세는 6만4391건이었다. 전체 거래의 60.3%를 월세 거래가 차지했다. 서울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60%를 넘긴 것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강제경매개시 결정 이후 등기가 나오고 경매 절차가 이어지면 낙찰된 물건에 한해 소유권이전신청이 들어간다. 이때 가격이 높거나 마음에 드는 매물이 없어 유찰이 잦아질 경우 강제경매개시 결정이 난 부동산들은 주인을 찾지 못해 물량이 계속 쌓이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선임연구원은 "강제경매건수는 후행지표"라며 "주택이 경매에 들어가기까지 보유자가 이자를 못 내고 원리금 상환을 못해 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는 과정이 선행되기 때문에 현재 시장상황에 대한 움직임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인으로 지목된 고금리와 빌라 기피 현상에 대해서는 "현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근 경향이라고 보기보다는 고금리에 대한 부담이 지속적으로 쌓인 결과"라며 "빌라 기피 현상의 경우 △최초분양가가 최고점일 수 있는 점 △주거선호도가 낮은 점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낮은 점 등을 이유로 꼽을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윤 연구원은 경매매물과 기존 부동산 시장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경매매물의 경우 낙찰가가 기존 시세대비 낮을 수 있고 유찰이 계속되면 감정평가에서 감액이 되기도 한다"며 "일반수요자들이 경매장에서 부동산을 구매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수요가 양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유찰이 계속돼 물량이 많이 남게 된다면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는 결국 경매시장조차 침체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정영록 기자 log1015@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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