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證, 최근 6.6조원 고용보험기금 우선협상자 선정KB‧신한‧NH 등 탈락 기관 절치부심…해당 부서 전열 갖춰각 사 차별화 전략 고심…맞춤 운용 전략‧포트폴리오 구성
  • ▲ 여의도 증권가 모습 ⓒ정상윤 기자
    ▲ 여의도 증권가 모습 ⓒ정상윤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외부위탁운용(OCIO) 시장을 놓고 치열한 자리다툼을 하고 있다. 해당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저마다 앞다퉈 전열을 정비하는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자산운용사의 전유물이었던 OCIO 시장에 최근 증권사들이 속속 두각을 나타내면서 저마다 해당 부문의 조직을 확대하고 인력을 충원하는 데 힘쓰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OCIO 시장 규모는 약 132조원으로 추산된다. 국내 OCIO가 도입된 것이 약 20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 연기금 및 민간기관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OCIO는 연기금, 금융기관, 대형 자금운용 법인 등 기관투자자, 혹은 고액자산가 등 운용자산 규모가 큰 자산보유자로부터 자산운용의 업무를 일임 형식으로 위탁받아 업무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국내 OCIO 시장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가 선점한 시장이었으나 최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이 두각을 보이면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증권사 중 OCIO 진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올해 OCIO 최대어로 꼽히는 6조6000억원대 고용보험기금 주관운용사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위해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2027년 6월 말까지 4년간 고용보험기금 운용을 전담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전담 운용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1년 사이 두 대어를 모두 입찰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에 따른 인원을 대거 충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고용보험기금 주관에 선정되진 못한 증권사들도 OCIO 부문을 일제히 강화, 추후 있을 입찰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1년 증권사 최초 OCIO 독립 사업부를 신설한 NH투자증권은 중소형 법인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층의 요구에 부합하는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우수 외부 인력 확보 및 OCIO 특화 전문인력 교육 과정인 'OCIO스쿨' 운영을 통해 꾸준한 전문 인력 풀을 확보하고 있다. OCIO스쿨에서 양성한 전문인력은 OCIO사업부의 운용, 관리 및 마케팅 인력으로 배치해 체계적인 마케팅 및 운용 체계를 갖춘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전담 운용기관으로 재선정되며 증권업계 1위 OCIO 사업자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라며 "이외에도 입찰형 OCIO를 6건 유치하면서 OCIO 입찰 유치 건수 1위를 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최근 OCIO 부문에 힘을 주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9년 OCIO 조직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초 본부로 조직을 격상시키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같은 해 11월엔 국민연금 위탁투자팀 출신이자 한화자산운용에서 OCIO를 담당한 주효근 센터장을 영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OCIO본부를 맡고 있는 김범준 본부장도 한국투자신탁운용, 삼성증권, 한화자산운용 출신"이라며 "투자 전략뿐 아니라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운용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삼성증권은 OCIO 팀과 타 부서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OCIO팀이 맞춤 운용 전략 및 포트폴리오 구성 등을 주도적으로 하고, 상품지원담당 본부 내 상품별 전담 부서 및 운용 실행 부서들이 함께 지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1월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자문형 OCIO펀드 '삼성타겟리스크 OCIO솔루션1'을 출시했다. 해당 펀드의 순자산총액(AUM) 및 누적수익률은 각각 220억원, 3.9%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은 이와 더불어 지난 1년간 한국거래소 고유자산 일임 위탁 운용을 맡았다. 약 900억원 규모의 벤치마크(BM) 추구형 일임 위탁 운용으로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BM을 초과 달성, 올해 1월 환매에 성공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여전히 자산운용사의 OCIO 시장 점유율이 높긴 하지만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경계를 깨고 있는 모습"이라며 "증권사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피력하며 기관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