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2538억…전년比 25.7%↑새 회계제도 IFRS17 적용 첫 성적표CSM 유리한 어린이보험 등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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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이하 KB손보)이 새로운 회계제도(IFRS17)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수익 증대 효과를 내고 있다.보험영업 손실 규모를 줄이고 어린이보험(자녀보험) 등 장기보험 판매를 강화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순익 1조클럽'에 가입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오은영 박사를 내세운 홍보전략으로 자녀보험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28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손보는 올해 1분기 25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25.7%(519억원) 증가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 4분기 대비해서도 3965억원 늘었다.
KB금융은 "자동차 사고율 감소와 장기보험 손해액 개선세가 지속된 결과"라며 "채권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관련 이익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원수보험료(매출)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3조1911억원을 기록했고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지난해 말 7조9000억원 수준에서 8조2000억원으로 약 3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CSM이다. CSM은 IFRS17제도에서 보험사의 이익 지표로 여겨지는데 보험계약으로 얻을 미실현 이익을 평가한 값이다. 보험사는 CSM을 계약 시점에 부채로 인식하고 계약 기간 동안 상각하면서 이익으로 잡아나간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이나 여행보험 등 단기 상품보다는 유병자보험, 치아보험, 어린이보험 등 보장성 장기인보험이 CSM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회계 제도에서는 초기에 대량으로 인식하던 사업 비용을 IFRS17에서는 기간이 지남에 따라 일정하게 나눠 처리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병주 KB금융지주 보험총괄 상무는 지난 27일 KB금융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3년 동안 KB손보는 인보험 중심의 고수익 상품 중심으로 상품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며 "CSM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부분은 저희가 예상했던, 올해 기대하는 경영계획 이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
특히 자녀보험 상품 가입자를 대상으로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MZ세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어른이'라고 일컫는 20세부터 30세 가입자가 약 34%, 31세부터 35세 가입자가 약 16%로 나타났다.가성비와 합리적인 상품을 선호하는 MZ세대의 소비트렌드와 잘 맞았다는 게 KB손보의 설명이다. KB손보는 예정이율 인상과 사업비를 절감해 보험료를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광고모델인 오은영 박사의 영향도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 박사와 협업으로 고객에게 자녀 심리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정신질환 치료비, 신경성 식욕부진·폭식증 진단비 등 차별화된 보장도 만들었다.
KB손보의 3월 자녀보험 모집실적만 놓고 보면 순익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를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자녀보험 시장점유율 1위는 현대해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보험료는 20~30년에 걸쳐 들어오는데 비용을 판매 초기에 크게 인식했던 기존 회계의 문제점이 개선되면서 왜곡이 사라졌다"며 "장기보험 상품 판매 비중이 높은 회사일수록 회계 변경에 따른 실적 상승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