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시행·GS건설 시공…완공 앞두고 지하주차장 상부 붕괴국토부, 책임 여부 집중 조사…입주 지연시 손해 배상 검
  • ▲ '검단신도시 안단테'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 '검단신도시 안단테'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건설사가 입주자와 소비자에게 완성품만 넘겨주고 돈을 받아가던 시대는 끝났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정부가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지붕층 붕괴사고와 관련해 불법 하도급 등 시공·시행사 책임 여부 확인을 위한 직권조사에 나선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일 오후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서구 원당동(검단지구 AA13-1·2블록) '검단신도시 안단테' 현장을 찾아 "국민이 이름만 보고 믿는 회사명과 브랜드 안에 숨기고 싶었던 불편한 진실이 들어있는지 국토부가 직권으로 철저히 들여다보고 파헤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검단신도시 안단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공공분양 아파트다. 총 964가구 규모로 2021년 5월 착공에 들어가 올해 10월27일 완공을 앞두고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4월29일 오후 11시30분경 단지 지하주차장 1층과 2층 지붕층 슬래브(붕괴면적 970㎡)가 갑작스럽게 무너졌다. 주말 밤 시간대에 사고가 발생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경비원이 먼저 사고 소리를 듣고 붕괴현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국토부와 관계부처는 붕괴부 대부분이 무량판 구조인 점에 주목해 사고원인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무량판 구조는 하중을 지탱하는 '보' 없이 기둥과 슬래브가 바로 연결된 방식을 말한다. 보가 없는 만큼 건물 층고를 높일 수 있지만, 벽식구조에 비해 외부충격에 취약한 편이다.

    부실공사 등으로 기둥과 슬래브 사이 철근 정착에 이상이 생기면 기둥만 남고 각층이 아래로 떨어지는 연쇄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월 공사 중 붕괴한 '광주화정 아이파크'도 무량판 구조로 지어졌다.
  • ▲ 사고 현장을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 사고 현장을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정부는 이번 붕괴사고와 관련, 발생 원인과 시공·시행사 책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원희룡 장관은 "시공 과정에서 작업계획서 같은 지침을 철저히 준수했는지, 감리와 현장 감독은 제대로 이뤄졌는지, 시공사와 발주처가 현장 안전을 충분히 확보했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특히 불법 하도급 등 법적·실질적인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토부 직권조사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1월에도 있어서도 안 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구조적으로 업계 내부에 허술함과 빈틈이 만연해 있다는 뜻"이라며 "좀 더 강도 높은 파격적인 예방책과 감시책까지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지 입주예정자들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이 향후 조치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귀를 열 것"이라며 "안전 확보 문제로 입주가 불가피하게 늦어지면 그에 따른 손해 배상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현장 입구에는 다수의 입주예정자가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후 대책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현장을 참관한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상부는 아이들이 뛰어놀 녹지공간으로 입주 후 사고가 발생했다면 끔찍한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며 "정부가 철저하게 원인 규명을 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