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맥켄 뉴욕과 협업해 풀라니(Fulani) 족 고유 서체 디지털화사라져가는 소수 민족의 언어와 문화 지키기 위한 프로젝트사람과 기술, 크리에이티비티의 결합으로 '의미 있고 지속적인 영향력' 행사
  • ▲ 풀라니족의 언어 '풀라어'를 디지털 서체로 전환한 '아드람 디스플레이'. ⓒ마이크로소프트
    ▲ 풀라니족의 언어 '풀라어'를 디지털 서체로 전환한 '아드람 디스플레이'.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수 민족의 고유 언어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서체를 개발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역 사회의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제품군에 신규 서체인 '아드람 디스플레이(ADLaM Display, 이하 아드람)'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아드람'은 서아프리카의 소수 민족인 풀라니족(Fulani)의 의사소통 수단인 풀라(Pulaar)어의 디지털 서체로, 이브라히마 배리(Ibrahima Barry)와 압둘라예 배리(Abdoulaye Barry) 형제가 1989년 개발했다. '아드람'은 'Alkule Dandayde Leñol Mulugol'의 약자로, '사람과 문화가 사라지는 것을 막아 줄 문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 풀라니족의 언어 '풀라어'를 디지털 서체로 전환한 '아드람 디스플레이'. ⓒ마이크로소프트
    ▲ 풀라니족의 언어 '풀라어'를 디지털 서체로 전환한 '아드람 디스플레이'. ⓒ마이크로소프트
    풀라어는 약 4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지만, 배리 형제가 서체를 만들기 전까지는 어떤 형태로도 기록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풀라니족은 아랍어 문자를 사용해 풀라어를 써 왔지만, 정확한 의미와 뉘앙스를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어 풀라어 고유의 전통과 이야기, 노래 등이 점차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배리 형제는 디지털화되지 않은 풀라어가 영원히 사라질 수 있는 있는 위험에 처하자, 풀라어를 보존하기 위해 '아드람' 서체 개발에 일생을 바쳤다. 이들은 풀라어에 대한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오직 수기로만 씌여져있던 풀라어를 디지털 서체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맥켄 뉴욕(McCann New York)과 협력해 배리 형제가 개발한 '아드람'을 서체 전문 디자이너인 마크 잠라(Mark Jamra), 닐 파텔(Neil Patel)의 도움을 받아 디지털 서체로 최적화 해 전환하고, 이를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에 추가하기로 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수 언어를 디지털 기술로 지켜낸 것이다. 
  • ▲ 풀라니족의 언어 '풀라어'를 디지털 서체로 전환한 '아드람 디스플레이'. ⓒ마이크로소프트
    ▲ 풀라니족의 언어 '풀라어'를 디지털 서체로 전환한 '아드람 디스플레이'. ⓒ마이크로소프트
    맥켄 뉴욕의 셰인 밀링턴(Shayne Millington) 공동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o-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아드람 서체 개발은 크리에이티비티와 기술,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으면 전세계적으로 의미있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2016년 유니코드(Unicode) 9.0으로 첫 출시된 '아드람'은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365 툴즈에 삽입될 예정이다. 이제 전세계 누구나 '아드람'을 사용해 컴퓨터 상에서 풀라어를 읽고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말리(Mali) 정부는 '아드람'을 공식 문자로 인정했으며, 공립학교에서 '아드람'의 사용을 허가했다.

    '아드람' 서체를 개발한 압둘라예 배리는 "아드람은 한 언어의 생존 가능성을 높였고, 우리에겐 고유의 문자가 생겼다"며 "언어는 우리가 가진 자부심의 원천이다. 아드람 개발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