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데일리·칸 라이언즈 코리아 주최 '칸 라이언즈 서울'"AI, 효율성보다 창의성 발휘하는데 점점 더 큰 역할""기술 사용에 매몰되지 말고 브랜드 가치 담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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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인공지능)가 광고를 제작하는 시대, 크리에이터들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기술 발전으로 유례없는 변혁기를 맞고 있는 광고업계에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송창렬 크랙더넛츠 대표는 26일 서울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열린 ‘칸 라이언즈 서울 2024’에서 'Power Up Your Storytelling with AI(AI를 통한 스토리텔링 강화)'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 크리에이터들이 AI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통찰력)를 제공했다.송 대표는 LG화학, 레오버넷, 웰콤 퍼블리시스, 서비스플랜, 에델만, 더워터멜론 등을 거치며 PR부터 브랜드 컨설팅까지 전방위적인 경험을 갖춘 광고분야 전문가이자 브랜드 저널리스트다.광고업계는 생성형 AI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는 곳 중 하나다. 이미지나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 적극 활용되며 제작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은 물론 보다 다양한 샘플 추출로 고객사 맞춤형 광고 제안이 가능해졌다.송 대표는 “AI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고 창의성을 발휘하는데 점점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 “국내 AI광고 사례는 아직 기능적 활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이디어가 먼저고 그 다음이 AI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 사용에만 매몰되지 말고 브랜드 가치를 담은 스토리텔링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미다.송 대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고, 증명할 수 없었던 것을 증명해 보일 수 있는 AI기술을 통해 차원이 다른 크리에이티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대표적인 사례로 나이키의 ‘Never done evolving(진화는 절대 끝나지 않는다)’ 캠페인이 소개됐다.해당 캠페인에서는 서로 다른 시대의 세레나 윌리엄스가 만나 테니스 시합을 펼친다. 나이키는 AI 머신러닝을 통해 첫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17살 세레나와 은퇴를 앞둔 35세 세레나의 대결을 성사시켰고, 이 시합에서 35세의 세레나가 승리를 거둔다.송 대표는 “나이키가 전하는 메시지는 인간의 진화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어린 나이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진화에 성공한 것을 증명해 메시지 전달력을 극대화한 성공적인 캠페인”이라고 평가했다.송 대표는 또 “AI가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하는데 역할하고 있다”면서 브라질에서 진행된 폭스바겐의 광고 캠페인도 소개했다.해당 영상에서는 브라질 국민가수 엘리스 헤지나와 유명 가수로 성장한 그녀의 딸 마리아 히타가 각각 폭스바겐의 구형과 신형 자동차를 운전하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로 엘리스 헤지나는 마리아 히타가 4살 때 숨졌다.AI기술을 활용해 브라질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 중 한 명과 현시대에 아이콘으로 성장한 그녀의 딸이 재회하는 영상을 통해 브랜드 헤리티지를 감성적으로 전달한 것이다.송 대표는 “AI는 기억도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다”면서 “AI기술은 결국 인간적인 측면에서 감성적인 영역을 건드려야 한다”고 조언했다.24시간 자동화가 가능한 AI의 특성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사례도 소개됐다.반려동물 사료 브랜드인 페디그리는 디지털 옥외광고 모델로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강아지들을 내세웠다. 해당 강아지의 입양이 확정되면 AI가 즉각 다른 강아지를 모델로 내세우는 방식으로 입양을 독려했다. 이 캠페인은 진행 2주 만에 강아지 입양이 50% 증가하고 유기견 보호소 웹사이트 방문자수가 6배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AI가 사람의 작업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AI가 없었으면 시도하지 못했을 아이디어를 실현시킨 사례다.끝으로 송 대표는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해줄 수 있는 것이 AI”라면서 “AI가 크리에이티브 과정 속에 있더라도 결국은 사람을 향하고, 그 시작도 인간의 영감과 창의성”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