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 신제품 출시, 한국시장 전략 발표OLED 앞세운 가성비 노트북 韓 시장 노크삼성·LG 등 국내 브랜드 점유율 40%… 외산 입지 좁아
  • ▲ 웨인 니엔 에이서 한국법인 대표. ⓒ이성진 기자
    ▲ 웨인 니엔 에이서 한국법인 대표. ⓒ이성진 기자
    코로나19 이후 게이밍 등 노트북 수요가 늘어나면서 외산 브랜드들의 한국 공략도 거세지고 있다. 다만 한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 시장인 만큼 외국 브랜드의 유의미한 점유율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일 에이서는 엠버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신제품 공개를 통해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1976년 설립된 글로벌 PC 제조사인 에이서는 '사람과 기술 사이의 장벽을 허물다'라는 미션 아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혁신 제품 지원에 주력해 PC, 디스플레이, 프로젝터, 서버, 태블릿, 스마트폰, 웨어러블 등의 디바이스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에이서 한국법인 웨인 니엔 대표와 동북아시아 밥센 디렉터, 에이서 국내 공식 파트너사 한성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에이서는 노트북 신제품 '스위프트 고 16'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16인치형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두께 14.9㎜, 무게 1.6㎏의 초슬림 디자인이 특징이다. 또 인텔 13세대 H 프로세서와 인텔 UHD 그래픽 등 강력한 성능이 장착됐다. 제품의 가격은 118만9000원이며, 한정 수량에 한해 88만9000원에 제공한다.

    이처럼 최근 외산 노트북 브랜드들은 고성능 게이밍이나 가성비를 앞세운 노트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달 말 비즈니스 노트북 '씽크북'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에이수스도 고성능 크리에이터 노트북 6종을 출시했다.

    에이수스의 경우 에이서와 같이 신제품에 OLED 패널을 탑재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가격대도 100만원대 후반부터 300만원 초반대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선택의 폭도 넓혔다.

    다만 외산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CD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노트북 시장 브랜드별 출하량은 삼성전자가 26.7%, LG전자가 13.7%를 기록했다. 이 외 점유율 10%를 넘긴 제조사는 없다. 에이수스가 9%로 3위를 기록했으며, 애플(7.5%), 레노버(7.1%), HP(6.8%) 등이 뒤를 이었다. 에이서의 경우 국내 점유율은 0.2%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외산 브랜드들의 고급과 및 가성비 전략에 맞서 올해 신제품에 보다 힘을 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북' 시리즈에 OLED를 지속 적용하면서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북3 시리즈에는 처음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다이나믹 AMOLED 2X' 디스플레이를 도입했다.

    LG전자도 올해 'LG 그램' 10주년을 맞아 자사 브랜드 중 처음으로 OLED를 탑재한 'LG 그램 스타일'을 선보였다.

    에이서는 앞서 1996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2001년 철수한 바 있다. 이후 일본 법인이 위탁·관리하는 형식으로 총판을 통해 제품 판매를 진행해 오다가 이번에 다시 한국 시장을 찾은 것이다. 에이서는 지난해 10월 한성과 국내 고객서비스 공식 파트너 계약 및 주요 제품 공급에 대한 독점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톱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이유는 동남아 등 강점을 가지고 있는 시장에서는 더 이상 점유율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웨인 니엔 대표는 한국 시장 진출의 의미에 대해 "한국 PC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대 산맥이지만 코로나 이후 외산 브랜드가 많이 성장했고, 게이밍과 B2B 모두 에이서가 잘하는 분야라 가능성을 봤다"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이유로는 동남아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톱2~4에 들어서는 등 더 이상의 점유율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