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기존주택 매매건수 444만건…전년동기比 22% 급감주택가격 중앙값 37.5만달러…2012년후 11년만 큰폭하락임대료 3년만 하락전환…샌프란시스코 공실률 30%에 육박대우, 텍사스·뉴저지 주택개발…반도, LA에 주상복합 선붸"현지사업 타격 불가피…美지역별 편차커 예의주시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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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건설사의 미국시장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이 발주한 플랜트를 수주하는 게 해외 매출실적 비중 상당부분을 차지했다면 현재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주거·도시개발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문제는 북미지역 부동산경기 침체다. 전망이 썩 밝지만 않다. 집값은 11년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고 상업용부동산 경우 공실이 넘쳐나고 있다. 국내건설사들의 북미시장 진출이 빛도 보지 못한채 좌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시장이 지속된 고금리·고물가로 소비와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비영리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4월 발표한 미국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108.4로 전월보다 1.2% 하락했다. 이는 2020년 11월이후 2년4개월만 최저치다.경기침체와 금리인상이 맞물리면서 부동산시장도 얼어붙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3월 기존주택 매매건수는 444만건으로 직전월대비 2.4%, 전년동기대비 22% 급감했다.거래가 줄면서 집값도 수직 하락했다. 3월 미국 주택가격 중앙값은 37만5700달러로 1년전보다 0.9% 떨어져 2012년 1월이후 11년만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주택임대료도 3년만에 하락전환했다.상업용부동산 위기는 미국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통계전문 코스타그룹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분기 미국 전지역 사무실 공실률은 12.9%로 2000년이후 23년만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경우 공실률이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시장에서는 이같은 부정적 요소가 미국 부동산시장에 뛰어든 국내건설사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그간 국내건설사들은 미 건설시장에서 기업이 발주한 플랜트공사를 수주하는데 집중해왔다. 지난해 국내건설사가 미국에서 벌어들인 수주액은 34억6000만달러로 인도네시아(36억7000만 달러), 사우디아라비아(34억8000만 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최근에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보다 다양해졌다. 그 중점에는 부동산개발이 있다.대우건설은 미국내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부동산개발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텍사스주 캐럴턴시에서 48만6000㎡ 규모 부지개발사업을 뉴저지주에서 20층 370가구 규모 주거개발사업을 추진중이며 뉴욕주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은 최근 뉴욕주로 건너가 미국 최대시행사중 하나인 릴레이티드그룹 등과 개발사업 추진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대우건설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고환율 등으로 현지 시장상황이 달라지면서 일정이 밀리고 있지만 올 하반기 정도에 개발사업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며 "최근 미국 부동산시장 문제는 상업용부동산에 국한된 것으로 주거시장 경우 대출상품 대부분이 고정금리라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시장상황 변화를 면밀하게 주시하며 개발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자체개발사업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주상복합아파트 'The BORA'를 선보인 반도건설도 도시개발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반도건설은 최근 텍사스주 테일러시와 도시개발사업을 위한 MOI(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테일러시는 삼성전자가 170억달러를 투자한 반도체 신공장이 들어서는 지역으로 배후 인프라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올해안에 'The BORA' 2·3차 후속사업에도 돌입한다. 2차사업은 지하 2층~지상 7층 153실 규모 콘도미니엄, 3차사업은 지하 1층~지상 8층 262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를 건설한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건설사들의 현지사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주택이나 도시개발사업은 부동산시장 한파에 따른 충격파가 상당하겠지만 미국 경우 집값이나 수요 등 지역별 편차가 커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또다른 관계자는 "요즘처럼 경기가 불안정할 땐 현지업체와 적극적인 컨소시엄이나 합작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