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통과…빠르면 내년 착공 예상집주인들 매물 거둬들여…인근 중개소 "실제 거래 아직"주민들 사업추진 '반신반의'…"사골처럼 우려먹어" 불만목동선 시너지 기대…신월·신정동 입지한계 뚜렷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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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권 숙원사업인 양천구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 복합개발사업이 최근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며 본궤도에 올랐다. 2016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첨단물류 시범단지로 선정된지 7년만이다.해당사업은 하남 스타필드 2배에 이르는 83만4000㎡에 주거·쇼핑·물류 기능이 결합된 지하 7층~지상25층 규모 복합단지와 주민체육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1조7500억원에 이른다.다만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환경적 측면에서 개발사업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을 검토하는 절차로 이제 막 프로젝트 첫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 서울시 통합심의와 개발인허가 등 거쳐야 할 행정절차가 수두룩하다.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등 악재도 산재하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사업처럼 첫삽조차 뜨지 못하고 사업이 중단 또는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11일 양천구 신정동·신월동 일대를 둘러본 결과 인근 주택시장은 이미 터미널 개발소식에 들뜬 모습이다. 주변 공인중개소들에 따르면 이달초부터 터미널 개발사업 진행상황과 매물시세를 묻는 문의전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실제 거래로 아직 이어지고 있진 않지만 사업이 가시화될수록 시장분위기가 확연히 바뀔 것이라는 게 공인중개소 관계자들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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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동 D공인 관계자는 "2년전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이 공개되자 사업지 주변 단지들 호가가 1억원이상 뛰는 등 시장이 발빠르게 반응했는데 현재는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집주인들도 아직 소극적인 분위기"라면서도 "다만 이전에 가격 낮춰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조금씩 느는 등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같은지역 H공인 관계자는 "터미널 인근 단지들 경우 매물자체가 희귀해 거래량이 늘지 않고 있다"며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가를 올리려는 집주인도 있지만 매수희망자와 가격 간극이 커 당분간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사업지와 도보 5분거리에 위치한 신정동 '동일하이빌 1·2단지' 경우 올해 계약이 단 1건 이뤄졌다. 3월 2단지 전용 115㎡ 매물이 12억5000만원(22층)에 매매계약서를 썼는데 직전거래가인 11억2500만원(19층)보다 1억2500만원 오른 액수다.사업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신정동 '신정현대6차'는 지난해 12월 전용 59㎥ 매물이 6억원(13층)에 팔린 이후 거래가 아직 없다.터미널 주변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사업추진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지역토박이'라고 밝힌 한 주민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심몰이를 위해 또 희망고문을 하는것 아닌가"라며 "지지부진한 사업이 선거때만 되면 수면위로 올라와 주민들 사이에선 '사골국 수준으로 우려 먹는다'는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또다른 주민은 "옆동네 CJ가양부지 사례처럼 요즘 같은 불경기에 조단위 개발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겠느냐"며 "공사가 첫삽을 떠야 체감이 될 것 같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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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여론은 서울 경전철 목동선 예비타당성 조사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신정동·신월동 경우 대표적인 교통 낙후지역인 만큼 목동선 경전철 신설이 가시화되면 서부트럭터미널 개발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목동선은 신월동·신정동·목동과 영등포구 당산역을 이어주는 경전철 노선이다. 빠르면 올 상반기중 예비타당성 조사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노선이 개통되면 서부트럭터미널 주변을 포함해 양천구 서부 일대 교통편의성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현재 서부트럭터미널 인근 단지에서 지하철역을 이용하려면 가장 가까운 수도권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까지 버스로 15~20분 가까이 이동해야 한다. 도보로 40분 이상이 소요되는 거리다. 지하철을 타도 서울 도심이나 강남권으로 이동하려면 신도림역에서 한번 환승해야 한다.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서부트럭터미널 개발사업으로 경전철 추가수요가 예상되면 목동선 신설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신월동·신정동 경우 서울 서쪽으로 치우친 입지와 김포공항 이착륙 비행기 소음 등으로 한계가 명확해 개발호재 파급력이 생각보다 미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