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년 새 86%↑수시입출금 -14.8조, 정기예금 -6.4조인뱅 히트작 '모임통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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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하락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신 잔액은 줄고 있어 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3월 신규 가계대출 취급액은 약 18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 9000억원) 대비 무려 86% 상승했다. 지난달 신규도 15조 4000억원을 기록해 전년(9조 1000억원)보다 69%나 늘었다.

    대출금리가 내려가자 그간 주춤했던 주택담보대출이 3월과 4월 각각 전년 대비 93%, 76%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실제로 농협을 제외한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고정)는 지난 12일 기준 연 3.680~5.796% 수준으로 올해 초와 비교하면 하단 금리가 1.140%p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던 지난 2021년 하반기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4.527%에서 3.843%로 0.684%p 떨어졌고,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에 은행들이 스스로 가산금리 축소에 나서면서 지표금리 대비 낙폭이 더 컸다.

    지표금리 인하는 대출금리는 물론 수신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예금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예금은행의 4월 말 수신 잔액은 2204조 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 4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저원가성예금의 대표 격인 수시입출금예금 잔액이 14조 8000억원이나 빠졌다. 정기예금도 금리 매력이 떨어져 6조 4000억원 줄었다.

    은행 입장에서 대출수요 증가는 이자이익 확대의 기회이나,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저비용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근 수신 감소는 악재다.

    이에 주요 은행들은 저원가성예금 확보를 위해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주도하는 '모임통장'에 주목하고 있다.

    모임통장은 동호회 등의 단체 모임 회비를 관리하기에 용이한 수시입출금통장으로, 이자가 연 0.1% 수준에 불과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8년 말부터 상품을 출시해 3월 말 기준 고객 880만명, 잔액 5조 5000억원을 유치했다. 토스뱅크도 지난 2월 모임통장 신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합류했다.

    주요 은행 중에선 KB국민은행이 지난 11일 'KB국민총무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전용 통장 신규 개설 없이 기존에 쓰던 통장에 모임 관리 기능을 추가해 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국민총무서비스는 기존 보유 통장에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한도 제한과 단기간 다수계좌개설 제한으로 계좌 개설이 불가능한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하나은행도 최근 특허청에 '하나 모임통장'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모임통장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하나은행은 작년 2월 관련 서비스를 선보였다가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