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비율 12%로 끌어올려디지털 전문가로 대표이사 전격 교체"부동산PF 규모 커 위기극복 쉽지 않아"
  • ▲ ⓒ애큐온저축은행. 김정수 신임 대표가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512.
    ▲ ⓒ애큐온저축은행. 김정수 신임 대표가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512.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애큐온저축은행이 유상증자와 대표이사 교체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환경이어서 향후 회사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애큐온저축은행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0.9%로, 업계평균(13.2%) 보다 2.3%포인트 낮다.

    금융당국이 자본적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개별사에 제재를 가하는 기준은 BIS비율 8%다. 하지만 최근 금리급등에 따른 경기 침체로 부실 확대 가능성이 커진 만큼 당국에서는 BIS비율을 11%로 맞춰줄 것을 업계에 권고 중이다.

    작년말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저축은행은 대아상호저축은행, 머스트삼일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진주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등 총 7곳이다.

    이 가운데 위험가중자산이 2조원 이상인 대형 저축은행은 한국투자저축은행(7조8410억원), 애큐온저축은행(4조6982억원), 대신저축은행(2조6114억원) 등 3곳으로, 이들 회사는 당국과 시장으로부터 우려의 시선을 받아왔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과 대신증권은 지난 3월말 한국투자저축은행과 대신저축은행에 각각 4200억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BIS비율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애큐온캐피탈은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못하다 지난 12일에서야 애큐온저축은행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로써 애큐온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2.0%(작년말 기준 자기자본 단순합산 전제)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3개 회사 모두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초저금리 기간에 위험가중자산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2019년말 2조225억원, 2020년말 2조8638억원, 2021년말 4조1151억원, 2022년말 4조6983억원 등 최근 3년 동안 2조6758억원 급증했다. 특히 2021년 9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위험가중자산의 단기간 급증 등을 이유로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음에도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다. 그리고 급증한 자산의 상당 부분은 부동산PF가 차지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 애큐온저축은행의 건설 및 부동산 대출금은 약 6667억원으로, 자기자본을 훌쩍 넘어선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애큐온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 및 브릿지론 규모가 자기자본의 122% 수준"이라며 "부동산시장 부진 지속 시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이 상당 폭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유상증자에 이어 대표이사 교체 카드도 꺼내들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지배기업인 EQT파트너스는 지난 12일 김정수 전 애큐온캐피탈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오는 7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던 이호근 대표는 실적악화와 노사갈등 등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신한카드에서 디지털업무로 잔뼈가 굵은 김 대표는 "저축은행업권이 본격적인 대전환기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과거의 틀과 방식을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