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합병이전 영업익 522억원…영업이익률도 4분의 1토막 순이익 8년만 최저치 '3년연속↓'…외형성장 웃돈 원가부담탓 미분양물량 전국 14개단지…매입채무 1.5조 1년만 75.6% 급증 '무차입경영' 유지중이지만…유동비율·부채비율 2년연속 '악화' 미청구공사금액 3041억에서 3년만 1조5383억원 "예의주시중"
  •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현대엔지니어링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하며 몸집을 불린 현대엔지니어링이 어느덧 10년차를 맞이했다. 그러나 사상최대 분기실적에도 불구하고 원가부담 가중으로 현대엠코 흡수직전보다 못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미분양물량 적체와 함께 미청구공사 대금까지 늘고 있어 업계 안팎에선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16일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현대엔지니어링은 1분기 매출 2조4950억원, 영업이익 454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경우 지난해 1분기 1조6414억원 대비 52.0% 늘어나면서 4분기연속 성장세를 지속, 사상최대 분기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 2조4930억원과 비교해 0.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577억원에 비해 21.1% 줄면서 6개분기연속 감익이 이어졌다. 특히 2014년 4월 현대엠코 합병이전 현대엔지니어링 영업이익인 522에도 못미치는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2014년 1분기 7.66%의 4분의 1수준인 1.82%에 그쳤다. 

    순이익도 △2020년 1050억원 △2021년 993억원(-5.39%) △2022년 675억원(-32.0%) △2023년 423억원(-37.2%, 이상 1분기)순으로 3년연속 줄어들면서 2015년 1분기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익성이 바닥을 치게 된 것은 외형성장을 웃도는 원가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1분기 기준 매출원가는 2조3683억원으로 최근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조5050억원에 비해 57.3% 늘어나면서 외형성장폭을 5%p이상 웃돌았다. 원가율 역시 94.9%로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91.6%에 비해서는 3.23%p 악화했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지난해부터 자재수급 어려움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부정적 대외환경이 지속하면서 예정원가 증액이 공사비 조정을 웃돌며 수익성이 저하됐다. 또 주요 해외사업장인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공기지연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국내 주택시장 침체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분양중인 단지 가운데 마무리 짓지 못한 곳이 14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례로 △경기 의정부시 '힐스테이트 탑석' 56가구 △광주 남구 '힐스테이트 월산' 89가구 △서울 중구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1가구 등이 아직 완판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대구 중구 '힐스테이트 동인' △서울 강남 '루카831' △경남 통영시 '힐스테이트 통영' △경기 의왕시 '힐스테이트 인덕원' △전남 영광군 '힐스테이트 영광' △서울 서초구 '인시그니아 반포' △대구 북구 '힐스테이트 칠성 더오페라' △부산 수영 '힐스테이트 센텀 더퍼스트' △서울 영등포구 '앙사나 레지던스 여의도서울' △경기 평택시 '힐스테이트 평택화양' △부산 사하구 '힐스테이트 사하역' 등은 미분양물량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저하된 수익성도 문제지만 매입채무 증가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도 우려된다. 

    1분기 유동부채 규모는 모두 3조114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조5737억원에 비해 21.0% 늘어났다. 특히 이가운데 매입채무 규모가 8733억원에서 1조5343억원으로 75.6% 급증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매입채무는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외상매입금이나 지급어음 등이다. 따라서 이 채무가 늘어났다는 것은 거래처에 줘야 하는 외상대금이 쌓였음을 의미한다.

    매입채무 규모를 늘리거나 결제기간을 길게 가져간다면 그만큼 자금흐름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외상으로 물건을 사오는 만큼 그 기간동안 현금이 회사에 남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갚아야 할 빚이기 때문에 부채비율 상승의 주범이기도 하다.

    실제 유동부채 증가로 유동비율이 지난해 1분기 189%에서 올해 172%로 17.0%p 하락했으며 같은기간 부채비율은 74.6%에서 88.8%로 악화했다.

    1분기 기준 6년연속 차입금의존도가 10%미만을 유지하는 등 '무차입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지만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이 2년연속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미청구공사 규모가 △2020년 3041억원 △2021년 4135억원(35.9%) △2022년 1조713억원(159%) △2023년 1조5383억원(43.5%, 이상 1분기) 순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신용평가업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미청구공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프로젝트 경우 공정이 속행되며 미수채권 규모가 확대됐다"며 "청구시점에 따라 미청구공사 증감으로 운전자본부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미청구공사 해소여부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4월1일 현대자동차그룹 건설계열사인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하면서 10대건설사로 발돋움했다. 2013년 시공능력평가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은 54위, 피흡수기업인 현대엠코는 13위였다. 합병을 통해 이듬해 시평에서는 10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