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등 가용자산 현금화 박차…방치된 부지 민간 매각임대주택 재건축 추진…검단 붕괴사고 계기로 안전 강화무량판공법 전 현장 조사…전세제도 폐지론엔 시기상조
  • ▲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토지 등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선다. 공공택지에 주택을 짓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일부 고가 토지를 민간에 매각, 현금화함으로써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아울러 준공 30년 이상된 노후 임대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는 한편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후속조치로 LH 현장 전반에 대한 안전진단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한준 사장은 18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부채가 많은 것을 인정하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며 "현재 재무상태를 보니까 자산이 215조원, 부채가 149조원, 그중 금융부채가 81조원, 하루이자가 50억 정도인데 지난해 굉장히 어려웠지만 1조5000억원가량 흑자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자금 운용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며 "현재 재무구조를 보면 부채가 219%인데 이를 2026년까지 200% 이하로 낮추라는게 정부 지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보유택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것은 수익성에 한계가 있어 민간에 대한 토지매각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부채는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뉴:홈'을 10억원 넘는 가격에 분양한다고 하면 국민정서에 과연 맞겠나"라며 "고가인 땅은 무조건 집을 짓는 것보다 차라리 민간에 매각해 현금화하면 부채 절감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또 "활용 가능한 자산이 얼마나 되나 유심히 보고 있다"며 "서울 내 몇몇 부지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매각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으로 이에 더해 제주도나 영종도 등에 방치된 땅을 제대로 활용하면 15조원 정도 이윤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방안만 이행되면 임기 중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후된 임대주택에 대한 재건축도 추진한다. 민간 아파트 수준 재건축을 통해 서민층의 주거 품질 향상을 꾀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담당부서에 준공 30년 이상 돼 재건축이 가능한 임대주택 전부를 조사해달라고 했다"며 "과거 지은 임대주택 대부분 소형이고 낙후된데다 서비스 질도 좋지 않아 재건축을 통해 좀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선 전체 LH 현장의 안전진단 강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한준 사장은 "항상 생각하는 부분은 감추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이라며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혀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고는 LH 공사현장 전반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최고 전문가 위주로 안전진단팀을 꾸려 사고난 부위뿐만 아니라 아파트 전체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특히 무량판공법을 적용하는 모든 현장에 대한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잇단 전세사기로 불거진 전세제도 폐지론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전세는 주거사다리의 중요한 지름길이었는데 그 자체가 붕괴되면 내집 마련에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라며 "이에 전세제도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기보다는 하나의 임차 종류로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사다리를 좀 제대로 갖춰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전세제도를 인위적으로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제도적으로 약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