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공통 1Q 대규모 적자 속 'DDR5' 기대출하량 확대 지속… 높은 가격대 유지 전망2Q 적자폭 줄이고 바닥 확인… 하반기 공급부족 및 수요 견조세 전망
  • ▲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DR5 ⓒ삼성전자
    ▲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DR5 ⓒ삼성전자
    반도체 업황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는 무기로 차세대 D램인 'DDR5'를 적극 밀고 있다. 제품 가격이 20~30% 가량 비싼데다 가격대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어 출하량도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업황 바닥이 예고된 2분기 이후 올 하반기부터는 DDR5에 대한 고객사 수요가 늘며 공급부족까지 갈 수 있다는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23일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 이후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제품으로 공통적으로 꼽는 'DDR5'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DDR5는 차세대 D램으로 불리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거듭하는 가운데도 고대역폭메모리(HBM)과 함께 견조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DDR5는 DDR4에 이은 제품으로 아직은 시장 초기 단계다.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2배 빠르고 전력 효율은 30% 개선됐다. 그만큼 가격도 기존 제품 대비 20~30% 가량 높아 고부가가치 신제품으로 꼽힌다.

    삼성과 SK는 최근 서버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DDR5로 수요가 전환되는 흐름을 포착했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과 SK 모두 DDR5와 같은 고용량 제품에 대한 견조한 수요 흐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PC와 서버용 D램 전체 수요 중 DDR5 비중은 2분기에 20% 초반까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는 당초 예상했던 수준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메모리 시장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도 128GB DDR5 같은 제품에서 미래 D램 시장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한 것이다.

    메모리업계가 삼성을 마지막으로 '감산'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도 DDR5와 같은 고부가 제품 생산은 물론이고 투자도 기존 계획대로 이어간다는 점도 양사의 공통적 방침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감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설비투자도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축소해 집행하는 상황이지만 DDR5와 같은 경쟁력 있는 신제품에 대한 투자는 필수로 여기고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6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는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해 집행하고 있어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필수 투자를 제외하곤 전 영역에서 최소화하고 있다"며 "올해 수요 성장을 주도할 DDR5나 LPDDR5 등의 제품 투자는 집행을 이어가며 하반기 및 내년 성장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 ▲ 세계 최고속 모바일 D램 'LPDDR5T' ⓒSK하이닉스
    ▲ 세계 최고속 모바일 D램 'LPDDR5T' ⓒSK하이닉스
    증권업계에서도 올해 제조사들의 D램 내 DDR5 생산 비중이 15~20%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DDR5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제조사가 제한적이라 향후 고객사들이 늘어나더라고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여지가 기존 제품보단 크다는 점에서 DDR5가 삼성과 SK의 메모리 사업 반전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본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DDR4와 달리 DDR5는 고객사와 공급사 재고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현재 공급사와 고객사를 포함한 업계의 D램 재고 중 DDR5 비중은 10% 이하로 추정되며 특히 고용량 제품 수급이 매우 타이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2분기에 사실상 바닥을 찍은 수요가 하반기 이후 회복세로 돌아서고 나면 DDR5는 내년 경에는 공급 부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DR4는 여전히 과잉 재고상태지만 DDR5는 정상 재고 수준이고 향후 DDR5 침투율 확대 구간에서 공급부족까지 우려되는 제품"이라며 "고객사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DDR5 공급 부족에 따른 조달 우려를 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DDR5가 견조한 수요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기반"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선 올 2분기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이어 나란히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물론 1분기 대비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지만 2분기까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친 영향을 실적으로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2분기까지의 부진을 딪고 하반기 시장 회복세가 점차 시작되는 시점에 그동안 준비했던 차세대 제품들이 빛을 볼 것으로 보인다. DDR5가 그 중심에 설 것이라는데 시장의 기대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