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최대 감소폭"주택담보 5.3조↑, 기타대출 15.6조↓"가계대출, 판매신용 사상 첫 동반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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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신용이 작년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큰 폭 감소했다. 고금리에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대출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5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13조7000억원(0.7%) 감소했다. 이는 2002년 통계 편제 이래 분기 기준 최대 감소폭이다.

    가계신용은 지난 20여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저금리 기조 아래 2020~2021년 기간 동안 분기별 평균 30조원 이상의 폭증세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증가폭은 둔화돼 지난해 4/4분기에는 감소세(-3조6000억원)로 돌아섰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으로 구성되는데 가계대출의 경우 올 1분기 10조3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이 정책모기지 취급 등의 영향으로 5조3000억원 증가했지만 나머지 기타대출의 감소액이 15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한은은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 및 대출규제가 지속되고, 연초 상여금 유입에 따른 대출금 상환 등의 영향으로 6분기 연속 기타대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판매신용은 계절요인(연말 소비증가) 소멸,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 등으로 신용카드 이용액이 줄며 전분기 대비 3조4000억원 감소했다. 2020년 4/4분기 이후 9분기 만에 감소세 전환이다.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이 동반 감소한 것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가계 부문의 경제활동 위축이 상당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우리나라 가계신용이 부채 축소 과정을 경험한 적이 없는데 지금은 완만한 부채 축소 과정에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 2분기에는 가계신용 감소 추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팀장은 "4월 가계대출이 작년 8월 이래 처음으로 소폭(0.2조원) 증가했고 카드이용액 역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2분기에는 부채 축소 흐름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