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현재 수주잔고 9조원 넘을 듯… SR 사업 수주 덕2015년 이후 수주잔고 증가세… 해외프로젝트에 흑자전환하반기 호주發 수주 가능성 높아… 수익성 개선 속도 낼 듯
  • 현대로템이 제작한 대만 통근형 전동차.ⓒ현대로템
    ▲ 현대로템이 제작한 대만 통근형 전동차.ⓒ현대로템
    방산사업 호조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던 현대로템의 레일솔루션(철도) 사업이 역대 최대 수주잔고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5월 현재 기준 현대로템의 레일솔루션 사업 수주잔고는 9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 4월 SR로부터 1조원 규모 EMU-320(동력분산식 고속철) 112량과 유지보수서비스 사업을 따낸 것이 반영됐다. 

    올해 들어 현대로템 레일솔루션 부문은 꾸준히 수주실적을 쌓고 있다. 앞서 3월 대만 카오슝시 MRT 공정국과 2590억원 규모 카오슝 MRT 레드라인 남부 연장선 E&M 턴키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코레일로부터도 7100억원 규모 신규 고속철도차량 EMU-320 136량에 대한 사업을 수주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말 기준 레일솔루션 부문 수주잔고는 8조2799억원까지 확대됐다. 작년 말 대비 11%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 7년전 튀르키예 이스탄불로부터 수주한 약 3600억원 규모 전동차 사업 계약 규모가 1723억원으로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수준의 수주잔고다. 해당 건은 지난 2016년 계약됐지만 이스탄불 현지서 신규 전동차 도입 사업이 축소되면서 계약 규모가 줄었다. 다만 납품이 이뤄지지 않은 건인 만큼 매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K2 등 디펜스솔루션(방산) 부문 호황에 가려졌던 현대로템의 철도사업 부문이 최근 잇따른 수주로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로템은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고속철도 제작 업체로, 내수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지난해 레일솔루션 부문 매출액은 1조778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56.2%를 차지한다. 

    레일솔루션 부문 수주잔고는 2015년을 저점으로 증가세를 띄고 있다. 2020년 7조676억원이었던 수주잔고는 2021년 8조65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7조461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1분기 큰 폭의 반등에 성공했다. 

    과거 레일솔루션 부문은 저가 수주 등에 따라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영업 손실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본격 수익성 회복을 시작했다. 2018년 417억원이었던 레일솔루션 부문 영업손실액은 2019년 2595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2020년 116억원으로 줄었고 2021년에는 영업이익 275억원을 달성했다. 해외 프로젝트가 늘며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됐다. 

    특히 현대로템의 철도사업 경쟁력은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고 있다. 2021년 이집트 철도 신호 현대화 사업, 탄자니아 전동차 및 전기기관차 사업, 대만 카오슝 레드 라인 도시철도 사업, 캐나다 에드먼턴 트램 사업 등 다양한 사업들을 수주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이집트 카이로 메트로 2·3호선 전동차 공급 및 현지화 사업, 대만 타이베이 전동차 공급 사업 등의 수주에 성공했다.  

    최근 3년간 매출액에서도 해외매출 비중이 훨씬 높다. 레일솔루션 부문 전체 매출에서 수출 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81.9%, 2021년 75.6%, 지난해 70.6%로 집계됐다. 1000원을 벌면 700원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레일솔루션 부문 수주 확대로 인한 이익창출력이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현대로템은 호주 퀸즐랜드주 주 정부가 추진하는 총 71억달러 규모 철도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해당 사업의 경우 전동차 제작에다 추후 유지·보수를 맡는 조건으로 계약이 이뤄져 수주 규모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로템이 2016년과 2019년 호주에서 사업을 수주한 전례가 있어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일솔루션 부문의 과거 대규모 손실이 일단락되고 수주 단가가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전체 수주 잔고의 65% 이상이 해외물량이라 원화약세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