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충전요금 인상…환경부, 인상 검토 중개인 소비자 중심으로 전기차 렌탈 심리 줄어“보조금 줄고 충전요금 인상돼… 메리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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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연이은 전기요금 인상에 렌터카업계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기차 충전요금도 인상되며 소비자들의 전기차 렌탈 서비스 이용 심리가 둔화하고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인 소비자 중심으로도 전기차 렌탈 심리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보조금이 줄면서 전기차 구매 가격이 올랐고 설상가상으로 전기요금도 인상되며 유지비가 늘어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하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전기차 렌탈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줄었다”면서 “전기요금 인상으로 충전요금도 늘며 경제적 효용가치가 낮아졌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법인 렌탈의 경우 정부 기조에 맞춰 전기차 할당 대수 등이 있어 비용 문제에서 자유롭지만 개인의 경우 사정이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면서 “예전엔 불편함이 있더라도 비용이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었지만 최근엔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에는 없는 SUV 차종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전기요금 인상 여파가 완성차 업계를 넘어 렌터카업계로까지 번지는 분위기인 것이다. 전기차 급속 충전요금(환경부 급속충전 기준)은 지난 2017년 킬로와트시(kWh) 당 173원대였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50kW 충전기에서 kWh당 324.4원, 100kW 이상에서는 kWh당 347.2원으로 올랐다. 

    최근 들어선 지난달 16일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kWh 당 8원 올리면서 직접 운영하는 아파트용 전기차 충전요금을 같이 올렸으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급속 충전기를 운영하는 환경부도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 영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간 소비자들은 화재 위험성과 충전의 불편함 등에도 불구하고 충전요금이 저렴하다는 강점에 따라 전기차를 이용해왔다. 특히 렌터카업계는 반도체 수급난에 따라 신차 출고 시간이 장기화하고, 전기차 구매전 미리 이용해보려는 고객이 늘면서 앞다퉈 전기차 도입을 늘려왔다. 

    2018년 4027대에 불과했던 롯데렌탈의 보유 전기차대수는 2019년 6558대, 2020년 8082대, 2021년 1만4557대, 지난해 1만8664대로 늘었다. 전체 보유차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2%에서 2019년 3%, 2020년 3.5%, 2021년 6%, 2022년 7.2%로 확대됐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보유 차량이 1만6000대 늘어난 가운데 전기차만 4000대 넘게 늘었다.

    2017년~2020년간 누적 1700대에 불과했던 SK렌터카의 보유 전기차 대수도 2021년 6700대, 지난해 1만3700까지 확대됐다. 전체 보유 차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20년 1.3%에서 2021년 4.5%, 2022년 8.2%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SK렌터카가 도입한 전기차는 7000대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한전이 충전요금을 올리면서 환경부와 다른 충전사업자들의 요금 인상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렌터카업계도 그간의 전기요금 충전 할인 등 서비스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실제 SK렌터카는 저렴한 가격에 충전을 제공하던 ‘EV링크(EV Link)’의 하반기 운영 여부 검토하고 있다. 현재 EV링크는 1kWh당 249원의 단일 가격(환경부 충전기는 제외)을 제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렌탈 심리가 얼어붙으며 렌터카 회사들의 친환경차 전환 전략에도 경고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지난 2021년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에 동참하겠다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2030년까지 보유·임차한 차량을 100% 전기·수소차로 전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2030년까지 전 차량을 무공해차량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충전요금 인상으로 친환경차 전환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전기차 충전요금을 인상하더라도 일반 전기요금 인상때처럼 일부 사용자들을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