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4.4 달러… 손익분기점 회복美 여름 드라이빙 시즌 수요 증가 등 계절적 요인 작용글로벌 경기침체 등 불확실성은 걸림돌
  • ▲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SK이노베이션 제공
    ▲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SK이노베이션 제공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최근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드라이빙 시즌(여름 휴가철 휘발유 성수기)이 시작되면서 석유 수요 증가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1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정유업계는 한숨을 돌린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와 동일하게 배럴당 4.4 달러를 이어갔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로 원유 1배럴을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고 남는 이익이다. 정유업계에선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 달러로 본다. 이 밑으로 떨어지면 수익이 악화된다는 의미다. 

    올해 8 달러대로 시작했던 정제마진은 4월 한때 0 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5월 둘째 주 들어 4 달러대를 회복했다.

    미국 드라이빙 시즌 등 계절적 수요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약세 시황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미국 휘발유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미국 휘발유 재고는 전주 대비 1.42%(317만 배럴) 줄어든 2억1970만 배럴로 집계됐다. 최근 5년 평균치보다 7% 낮은 수준이다.

    드라이빙 시즌이란 매년 5월 말 메모리얼 데이부터 9월초 노동절 연휴기간 동안 미국 내 자동차 여행 수요가 정점을 찍는 시기다. 여기에 방학까지 겹쳐 휘발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이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미국은 글로벌 휘발유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우선 안도하는 분위기다. 

    앞서 1분기 고유가로 지난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5조원에 달하는 등 사상 최고 실적을 냈던 국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4500억원대로 급감했다.

    에쓰-오일(S-OIL)은 지난 4월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정제마진은 점차적인 회복이 기대된다”며 “5월과 6월 계절적 수요 상승이 본격화되면 약세 시황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여전히 시황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는 사실상 무색해져 정제마진이 나아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EU는 러시아 원유 및 석유제품 금수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나, 최근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 원유를 대폭 수입-정제해 석유제품 형태로 EU에 수출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고, 항공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수요가 기대만큼 회복하지 않은데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미미해 마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