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신세계 800억 규모 주식 담보 대출 만기1년 사이 신세계·신세계인터 주식 두자릿 수 하락부쩍 커진 추가 담보·금리 부담… 신세계인터에 주목
  • ▲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뉴데일리DB
    ▲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뉴데일리DB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이 오는 30일 주식담보대출 만기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그가 직접 보유한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가 지난해보다 대폭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이는 막대한 증여세 부담을 안고 있는 정 총괄사장에게는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13일 신세계그룹 등에 따르면 정 총괄사장은 오는 30일 신세계의 주식 58만주를 담보로 받은 800억원의 대출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한국증권금융으로 받은 이 대출은 정 총괄사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5.89%에 달하는 규모다. 그는 신세계의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주식담보대출은 지난 2020년 이 회장으로부터 증여 받은 신세계 지분 8.22%에 대한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이뤄졌다. 당시 증여받은 신세계 주식의 가치는 약 1700억원으로 최고 증여세율에 최대주주할증을 적용하면 이 과정에 발생한 증여세만 약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정 총괄사장은 이 증여세를 5년에 걸쳐 납부하는 연부연납을 통해 지불하는 중이다. 그는 주식담보대출 외에도 신세계 주식 90만주(9.14%)를 용산세무서에 납세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그가 주식을 담보로 증여세를 납부하는 것은 주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정 총괄사장은 현재 그룹 내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식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이중 그룹 지배력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신세계의 주식을 빼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분 15.14%가 증여세를 위한 자원 마련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실제 그의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같은 시기 증여 받은 이마트 지분 8.22%에 대한 증여세 납부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광주신세계의 지분을 2021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문제는 주가다. 매각 당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광주신세계와 달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19년 한 때 6만7000원대 거래되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 12일 종가는 1만8110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6월 초 3만6000원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해도 거의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그렇다고 신세계 주식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는 것도 정 총괄사장에게는 부담이다. 지난해 주식담보대출을 받던 당시 28만5500원(22년 6월 30일 종가 기준)에 달했던 신세계의 주가는 지난 12일 종가 기준 19만2300원으로 3분의 1이 증발했다. 같은 금액의 대출을 연장하더라도 지분을 추가로 담보로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정 총괄사장이 보유한 신세계의 주식 중 담보로 설정되지 않은 지분은 총 18.56% 중 3.53%에 불과하다. 

    공교롭게도 급격하게 오른 기준금리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 총괄사장이 지난 2021년 첫 주식담보대출을 받았을 당시 금리는 2.20%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3.75%로 급격히 올랐다. 올해는 이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남은 담보물량이 제한적이고 이마저도 이자 부담을 무시하기 힘든 상황에 처한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고민의 중심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있다. 정 총괄사장이 증여세를 완납하는 2025년까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가 적정 수준으로 오를지 여부에 남은 담보와 이자 부담이 좌우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우려가 해소된 ‘엔데믹’ 국면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당분간 패션업계, 유통업계의 주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년 두자릿 수 성장하는 화장품 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소비침체로 인해 엔데믹 이후 주요 패션업계의 주가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며 “니치향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올해 2개의 브랜드를 론칭했고 하반기에도 2개의 브랜드를 추가로 론칭하면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