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 불구 '선행지표' 장비 시장은 성장세삼성·SK 등 글로벌 기업 감산 효과 하반기 회복 기대반도체 장비시장 2위 중국, 미국 제재 영향에 '23%'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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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삼성전자
    반도체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장비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곧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은 미국의 제재 여파로 반도체 장비 매출도 나홀로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매출은 268억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했다.

    반도체 장비 시장은 반도체 업황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요 증가에 대비해 장비 반입 등 설비 투자를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톱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까지 반영되면서 업황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3분기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가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며 D램 재고 하락 시작이 예정돼 있다"며 "올해 공급사들의 보수적 설비투자에 따른 생산능력(CAPA) 감소와 수요 회복세에 연동될 공급사들의 감산 종료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도 고객사 입장에서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중화권 스마트폰과 애플의 아이폰 신모델에 대한 D램 탑재량 증가, 고용량 제품들의 시장 침투 본격화도 반도체 업황 회복의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은 장비 매출이 역성장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장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5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규모는 대만에 이은 2위를 기록했지만, 주요 지역 중 나홀로 역성장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 내 반도체기업에 대한 첨단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규제책을 발표했다. 14㎚ 이하 비메모리 반도체와 18㎚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만들 수 있는 장비 및 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른 나라 기업이 만든 장비라도 미국 기술이 10% 이상 쓰였다면 예외 없이 수출이 차단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성장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면서도 "중국의 반도체 장비 매출 감소는 미국의 제재 영향이 일정부분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우리 기업들의 생산라인도 들어선 곳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후공정 공장을 두고 있다. 다롄에는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 공장도 있다.

    다만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미국의 반도체 장비·기술을 중국에 들일 경우 미 상무부의 별도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오는 10월까지 유예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앨런 에스테베즈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이 지난주 산업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대만 기업에 적용된 수출 규제 유예 조치를 당분간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