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개월도 안돼 자사주 1만주 장내 매수실적 자신감과 책임경영 의지 내비친 것IFRS17 따른 일시적 실적 감소...향후 개선 기대
  • ▲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한화손보
    ▲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한화손보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가 취임 3개월도 안돼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실적에 대한 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나 대표는 지난달 18일 한화손보 보통주 1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난 3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3개월도 안돼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에 시동을 건 것이다.

    나 대표뿐 아니라 지난달에만 박성규 부사장(9199주)을 비롯해 ▲이명균 상무(4805주) ▲서익준 상무(3450주) ▲하헌용 상무(3720주) ▲김승균 상무(2600주) ▲안광진 상무(1000주) 등 주요 임원들도 잇달아 자사주를 사들였다. 경영진이 사들인 자사주만 총 4만8540주에 달한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나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며 "다른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지고 있어 미래 기업가치 향상과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들에겐 호재성 정보로 받아들여진다. 임원 자체가 주주가 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영업전문가인 나 대표를 수장으로 맞이하며 실적 반등을 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실적이 하락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화손보의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1127억원, 당기순이익은 8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36.4%, 순이익은 33.5% 각각 감소했다.

    특히 보험영업손익이 급감한 탓에 실적 부진을 겪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손보의 보험영업손익은 1년 전 2404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52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대표적 보험영업 지표인 원수보험료 역시 줄었다. 한화손보의 전체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1분기 1조5875억원에서 올해 1조5282억원으로 3.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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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한화손보의 1분기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은 1333억원으로 1년 전(1263억원) 대비 5.5% 증가했다. IFRS17에서 수익성 지표로 인식되는 CSM이 증가한 만큼 향후 개선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 기존 회계기준(IFRS04)에서 한화손보의 자본총계는 2676억원이었지만 1분기 IFRS17을 적용한 자본총계는 3조2848억원으로 자본잠식상태를 벗어나게 됐다. 한화손보로서는 자본건전성이 개선된 덕분에 공격적 영업에 나설 여력이 생긴 셈이다.

    실제 한화손보의 1분기 자동차보험 신규 가입건수는 5만4057건으로 전년(4만5031건)보다 20% 증가했다. 신규건수 뿐 아니라 갱신율도 작년 1분기 79.2%에서 올해 1분기에는 83%로 3.8%포인트(p) 늘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화되면서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확대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보험, 간편심사보험, 자녀보험 등 고수익 보장성보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9억원 가량 늘어난 것도 고무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 도입 초기 일부 보험사는 회계적 가정에 따라 실적이 크게 부풀려진 곳이 있다"면서 "한화손보로서는 자본조달에 대한 부담이 해소되면서 적극적 성장전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