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홍, 창업주 장손으로 적통…㈜GS 지분율서도 우세‘맏형’ 허세홍, 핵심 GS칼텍스서 가장 빠른 CEO 데뷔차기 회장 ‘준구계→정구계’로 넘어갈까 ‘관전 포인트’
  • GS그룹 후계구도에서 한 발짝 물러났던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이 ㈜GS 지분을 적극적으로 늘리며 승계경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허 사장을 비롯해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오너일가 4세 4인방의 지분 확보 및 경영능력 입증을 위한 치열한 물밑전쟁이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GS그룹의 승계 후보는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GS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등 4인이다. 

    재계에서는 주력 계열사에서 경영에 활발히 참여 중인 이들을 차기 회장 후보로 꾸준히 지목하고 있다.

    우선 허준홍 사장은 고(故)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장손으로, 그룹 4세 경영 포문을 열 유력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부친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GS 지분을 증여하지 않고 매도하면서 허 사장도 승계 구도를 이탈한 듯 했지만, 최근 상황이 반전하며 다시 후계구도가 재편됐다.

    허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올 5월까지 총 115억원 어치의 ㈜GS 주식을 매입, 지분율을 기존 2.85%에서 3.15%로 확대했다. ‘홍(洪)’자 돌림을 쓰는 4세들 가운데 그룹 정점에 있는 ㈜GS 지분율을 3% 이상 확보한 이는 허 사장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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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사장이 장자 계보를 잇는 적통이고 지분율에서 우세하다면, 1979년생의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4세들 중 맏형이자 가장 먼저 최고경영자(CEO) 타이틀을 단 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허 사장은 현재 ㈜GS 지분 2.37%를 보유 중이다.

    허세홍 사장은 2016년 부친 허동수 회장이 GS칼텍스를 떠남과 동시에 사내이사에 선임됐고 이듬해 GS글로벌 CEO에 올라 사업 다각화를 통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2019년 1월에는 그룹에서 가장 비중이 큰 계열사인 GS칼텍스 대표이사에 올라 현재까지 GS칼텍스를 이끌고 있다.

    허서홍 ㈜GS 부사장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다. 1977년생인 그는 GS홈쇼핑, GS에너지를 거쳐 2020년 ㈜GS로 이동했다. 4세 중 유일한 지주사 임원으로, 현재 ㈜GS에서 미래사업팀을 이끌며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허 부사장의 ㈜GS 지분율은 2.12%다.

    허준홍, 허세홍, 허서홍 등 3인이 허만정 창업주의 1남 ‘허정구계’라면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창업주의 3남인 ‘허준구계’다. 허창수 GS그룹 초대 회장과 현재 허태수 회장이 모두 허준구계임을 감안하면 3대 회장이 어느 계열에서 나올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허윤홍 사장은 후계구도 4인 중 ㈜GS 지분율이 0.53%로 가장 작고, 1979년생으로 나이도 막내다. 그는 GS건설의 수처리·모듈러주택·2차전지 배터리 재활용 등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GS건설의 경우엔 허창수 명예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로 분류된다. 이에 허 사장이 그룹 승계에 주력하기보다는 GS건설에 매진하거나, GS건설만 따로 떼 독립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GS그룹은 장자 승계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가족회의를 통해 총수를 정한다. 

    ㈜GS 오너일가 지분율 52.29%도 48인과 5개 법인이 작게는 0%대에서 많게는 4%대까지 고루 나눠 보유 중인 점에서 지분율로만은 차기 회장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현재 허준홍 측 ㈜GS 지분율은 부친 허남각 회장(1.96%), 누나 허정윤씨(0.35%), 삼양통상(0.12) 몫을 더하면 5.58% 수준이다. 이어 허창수(4.75%)·윤홍 부자가 총 5.28%로 뒤를 잇는다. 

    허세홍 측 지분율은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1.76%), 동생 허자홍 에이치플러스에코 대표(0.36%), 허지영장학재단(0.06%) 등 총 4.55%며 허서홍 측은 부친 허광수 회장(2.19%) 몫까지 총 4.31%다.

    재계 관계자는 “허태수 회장이 그룹 총수를 맡은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승계를 논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차기 회장을 가린다면 경영능력과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십, 혜안을 지녔는지 등 여부를 주요한 판단 요소로 삼아 적임자를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