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TSMC, 2나노 가격 50% 인상일본 라피더스도 2나노 경쟁 참전3나노 뒤쳐진 삼성, 수율 높여 승부수
  •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들의 2나노 경쟁이 본격화되며 삼성전자도 고민에 빠졌다. 대만 TSMC에 이어 일본 라피더스도 시장 진입 채비를 마치며 업계 2위인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값 비싼 TSMC 2나노를 대체할 공급망을 모색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수율, 가격 경쟁력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지 주목된다.

    14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1위인 TSMC는 최근 대만 북부 신주과학단지 바오산 20팹에서 2나노 파일럿 라인 구축을 시작했다.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한 TSMC는 올 하반기 본격 양산에 돌입하고, 타이중 중부과학단지 신규 공장과 미국 애리조나를 통해 대규모 생산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다만 TSMC의 값 비싼 2나노 가격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TSMC가 독점적인 지위, 60% 이상의 안정적인 2나노 수율을 내세워 웨이퍼 당 3만 달러(한화 4400만원)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3나노 대비 2배 가까이 높은 가격이다. 이에 애플을 비롯한 TSMC 고객사들은 2나노 도입 시점을 조절하며 비용 효율화에 나선 상태다.

    최근 일본 파운드리 라피더스도 고객사 확보에 나서며 시장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피더스는 4월 2나노 시험 생산에 착수해 브로드컴에 샘플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는 빅테크 기업들과 공정 테스트를 진행하며 수율 안정화, 가격 경쟁력을 어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속도보다는 품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적인 GAA 기술인 ‘MBCFET’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2세대 MBCFET 기술은 4면을 채널로 하는 구조 변화를 통해 기존 핀펫(FinFET) 공정보다 성능, 전력 효율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2나노부터는 파운드리 기업들이 모두 GAA(게이트올어라운드‧반도체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를 게이트로 감싸는 공법) 공정을 채택할 예정인데 삼성전자는 이미 3나노부터 GAA를 도입하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이다.

    삼성전자는 2나노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해야만 할 상황이다.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낮은 수율로 고객사들에게 외면 받았다. 실제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2021년 3분기 17.1%에서 지난해 3분기 9.3%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TSMC의 점유율이 53.1%에서 64.9%까지 상승한 것에 비해 대조적이다.

    실적에서도 희비가 갈렸다. 삼성전자가 3나노 실패로 조단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반해 TSMC는 애플, 엔비디아, 퀄컴, AMD 등 글로벌 빅테크 물량을 독식하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TSMC는 지난해 2조8943억 대만달러(한화 128조1307억원)로 전년 대비 33.9%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2023년 2조2639억 대만달러(100조2228억원)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3나노부터 GAA 공정을 적용하고 있어 이번에는 안정적인 수율을 낼 것으로 기대되지만 TSMC 또한 이미 2나노에서 60% 이상의 수율을 내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빠르게 고객사를 확보한다면 지난해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