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외환 파생상품 손실로 703억 공시 2022년에도 외환손실 274억원... 1000억원은 작년 영업이익 50% 수준 한화에어로 파생상품 손실 20억원 수준, KAI는 매칭관리 선호
  • ▲ ⓒLIG넥스원
    ▲ ⓒLIG넥스원
    LIG넥스원이 지난해 급등한 원/달러 환율로 704억원의 손실을 봤다. 환율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을 계약했으나 결과적으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되레 피해를 본 것.

    LIG넥스원의 환차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에도 환손실로 274억원을 잃었다. 불과 3년새 환손실 규모만 1000억원인데 지난해 LIG넥스원 전체 영업이익의 50%에 달하는 규모다. 회사 규모는 커졌지만 수출/외환 업무는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말까지 통화선도거래 등에 따라 703억원의 손실을 냈다. 

    LIG넥스원은 "환율 변동위험을 피하기 위해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으나 환율 급등으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환차손이 발생한 내역은 크게 두 가지다. ①통화선도계약 관련 손실계약과 ②손자회사인 고스트로보틱스(Ghost Robotics Corporation) 지분 동반매각청구권에 대한 파생상품부채의 평가손실이다. 

    공시에 따르면 ▲통화선도계약 관련 손실액은 703억3752만원이고 ▲고스트로보틱스 건은 2200만원으로 통화선도계약 손실이 대부분이다. 

    통화선도거래는 외환거래의 대표적인 파생상품으로 일종의 안전장치로 꼽힌다. 환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 시점에 특정 통화를 매매하기로 한 계약이다. 

    특히 방산업계의 경우,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계약금을 한 번에 지급하는 게 아니라 세부 공급 계약별로 나눠서 입금된다. 따라서 돈이 오가는 빈도고 잦고 시기도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통화선도거래는 일종의 안전장치로 활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안전장치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했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여러 거래를 통해 통화선도거래를 활용하고 있지만 지난해 손실은 10~20억원 규모"라고 전했다.

    한국항공우주(KAI)는 통화선도거래는 가능하지만 주요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KAI 측은 "항공기 부품, 장비 등 외화로 지출이 많아 매칭관리를 한다"면서 "미 달러로 들어오는 계약금이나 대금을 달러로 보유하고 있다가 다른 외화지출이 발생했을 때 쓴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IG넥스원의 잇따른 대규모 환손실 발생을 두고 '외환 거래'가 미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회사 영업이익의 18%에 달하는 환손실을 본 뒤 3년 만에 다시 대규모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이를 성장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신익현 대표가 취임하며 해외시장으로 활로를 크게 넓혔다. 그 결과 매출액은 약 3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4% 늘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IG넥스원 측은 "예상 밖에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로 중장기 성장동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안"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