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편의점 먹거리 최대 25% 인상정부, "라면가격 내려라" 제분업계 압박제분업계 “밀가루 가격은 그대로”…시장 개입 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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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라면 가격 인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작 편의점 먹거리 상품 가격은 줄 인상하고 있어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공급가가 오른 영향인데 밥상‧후식물가를 놓고 정부와 제조사 간 엇박자를 내고 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다음 달 1일부터 음료와 아이스크림, 안주류, 통조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25% 올린다.제조사들이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공급가를 올린 영향이다. 인상품목 중에서도 아이스크림 인상률이 가장 높다.스크류바와 죠스바, 수박바, 돼지바 등 인기 상품들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씩 오르고 빠삐코는 1500원에서 1800원으로 20%가 인상된다.커피류인 조지아 오리지널과 카페라떼, 맥스 캔커피 240mL(이상 1200원→1300원), 고티카 270mL(2200원→2400원), 크래프트 470mL(2500원→2700원) 등이 인상 품목에 포함됐다.이밖에도 안주류(인상률 5∼12%)와 통조림류(인상률 10∼25%)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제조업계는 그동안 원재료, 인건비 상승 등이 시차를 두고 상품 가격에 반영되고 있어 카테고리별로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국민들이 즐겨 먹는 편의점 먹거리가 오르는 상황과 반대로 정부는 국제 밀 가격이 떨어졌으니 라면 가격을 내리라며 제조사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한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해 ‘라면업체들이 라면값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이후 라면업체들은 대응 방안 검토에 들어갔으나 국제 밀 가격 인하지 밀가루 가격이 떨어진 게 아니라며 쉽게 라면가격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하지만 정부는 압박 수위를 높일 태세다.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6일 대한제분·CJ제일제당·삼양사 등 10여 개 국내 제분 업체와 간담회를 갖고 밀가루 가격 협조 요청에 나선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도 지난 20일 라면, 과자업체에 ‘원재료 가격 인하분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일각에서는 정부의 역할은 가격담합 등 시장을 감시하는 것으로 시장 가격에 적극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제분업계는 가격 인하를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제분업계 관계자는 “밀 가격이 내렸다고 해서 밀가루 가격이 바로 내리는 게 아니다”며 “밀가루 수입과정에 운송비와 인건비, 통관비 등은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