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그룹 '재무통'… 88년생 초고속 승진전화판매채널 벗어나 FC채널 강화설계사 리쿠르팅 확대, 자회사 GA 설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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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째를 맞는 네이슨 촹 AIA생명 대표가 대면 채널을 통한 영업 실적 확대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촹 대표는 젊은 연령대의 설계사를 중심으로 채용을 늘리는 동시에 설계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를 설립하는 등 대면영업 확대로 성장성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지난 5월 금융감독원에 자회사GA 설립 인허가 신청을 내고 심사 단계를 거치고 있다. 금감원 인허가 심사와 그룹 내 회사 설립 승인을 거쳐 빠르면 다음달 말 자회사GA 출범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AIA생명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회사 GA 핵심 운영진에 대한 내부 직원 채용도 안내했다. ▲준법감시 ▲운영관리 ▲인사총괄 등 9명 가량을 본사에서 고용한다는 방침이다.
채용 조건으로는 ▲본사와 동일한 급여(퇴직금 포함) ▲본사와 동일한 인센티브 및 복리후생 ▲기본 연봉의 15% 특별수당 추가 지급 ▲1년 근무 후 AIA생명으로 복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만큼 자회사 GA 설립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자회사 GA 설립 과정에서 전속 설계사 조직의 분리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회사 GA를 설립한 후 리크루팅 및 다른 GA 인수를 통해 그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A생명은 전속 설계사 조직 분리 없이 독립적인 자회사 GA를 설립하는 것으로 안다"며 "빠르면 다음달 안에 법인 인가 신청이 나면 GA 인수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AIA생명의 영업 전략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AIA생명은 올해 들어 대면 설계사들에 대한 리쿠르팅을 확대하고 있다. 실적의 가장 큰 비중을 담당해온 전화 판매채널인 DM(다이렉트마케팅) 대신 대면 채널인 FC(전속설계사)를 통해 성과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또 설계사들의 연령대를 기존 대비 낮춤으로서 금융전문가로서의 이미지를 더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AIA생명 관계자는 "글로벌 AIA그룹 본사를 기준으로 보면 중국, 홍콩 등에서는 대면 채널을 통해 높은 판매실적을 내왔다"면서 "이를 통해 종신·연금 등 생명보험의 강점을 살린 상품들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이익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7월 취임한 네이슨 촹 대표는 다국적 보험그룹인 AIA그룹 본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젊은 최고경영자(CEO)다. 1988년생이며 본사에서 8년 가까이 근무하며 초고속 승진을 거쳐 30대 중반의 나이에 한국 AIA생명 대표 자리를 맡았다.
중국, 홍콩 등에 비해 한국 시장에서의 AIA생명 사업 성과가 높지 않았던 만큼 실력을 발휘해 내실을 다지고 실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컸다.
촹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해 AIA생명의 순이익은 2731억원으로 전년 1758억원 대비 55.3% 불어났다. 2018년 한국법인 출범 이전인 2017년(2876억원)과 맞먹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지난해 고금리에 따른 업황 악화로 다른 생보사들의 고전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AIA생명이 실적 성장에 성공한 데는 보장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이 자리잡고 있다. 보유계약 기준 AIA생명의 보장성보험 비중은 2021년 96.6%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97%로 확대됐다.
특히 보험업계는 보장성보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부터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기준 비중이 큰 상품에 속해서다.
다만 IFRS17 도입 첫 해인 올해는 실적이 좋지 못하다. AIA생명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239억6031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475억4301억원에서 절반 가량 줄었다.
보험영업수익이 같은 기간 2947억원에서 3051억원으로 104억원 증가하는 등 영업수익이 5526억원에서 6918억원으로 1392억원(25.2%) 늘었지만 영업비용(4888억→6593억원)이 같은 기간 1705억원(34.9%) 증가하면서 순익이 감소했다. 그만큼 영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네이슨 촹 대표는 올해 초 대면 채널 전략 워크숍에서 "경쟁력을 갖춘 생명보험사가 되기 위해 사람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AIA그룹의 운영철학을 바탕으로 구축된 전략을 통해 좋은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