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천일염 파동' 심화… 가격 상승·사재기에 불법유통 행위까지송 전 IAEA 부의장 "천일염 제조중 수분 증발, 소금에 삼중수소 못 들어가""오염수 美서해안 돌아 수년 후 우리 해역으로… 오염물질 충분히 희석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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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방사선 관련 최고 수준의 권위자로 지목되는 송명재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방폐물 국제공동협약 부의장이 "(사재기 논란이 벌어지는) 천일염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는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최근 국내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임박 소식에 천일염 가격이 오르고 사재기와 품귀 현상이 일어나는 등 거센 파동이 번지고 있다. 각종 비과학적인 낭설들이 떠도는 가운데 관련 분야 최고 권위자의 작심발언이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송 전 부의장은 2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과학적으로 봤을 때 (천일염 파동은) 이상하다"며 "후쿠시마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이동하다) 우리나라에 도달할 때쯤이면 이미 아무것도 없이 자연에 가까운 수준이다. 천일염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확언했다.송 전 부의장은 방사선과 관련해 IAEA 등으로 대표되는 국제적인 활동을 다수 펼치고, 우리나라의 관련 기관들에도 수장으로서 근무해 온 자타공인 권위자이자 전문가로 꼽힌다. 송 전 부의장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자력환경기술원장, 발전본부장, 방사선폐기물관리본부장 등을 거쳐 한국동위원소협회교육연구원장을 역임했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장, 한국방사선진흥협회장 등을 지낸 이력도 보유했다.송 전 부의장의 의견은 다른 전문가들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후쿠시마 오염수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의 경우 과학적으로 천일염에 남아 있을 수 없고, 해류를 따라 이미 오랜 시간 흘러왔기에 충분히 희석된 상태라는 것이 핵심이다.이에 대해 송 전 부의장은 "후쿠시마 오염수의 이동방향을 보면,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미국이 위치한 서해안 쪽으로 빙 돌아서 다시 우리 해역으로 흐른다. 여기에는 수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오염물질은 충분히 희석된다. 희석에만 수 년의 시간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후쿠시마 오염수가 천일염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선 "천일염은 제조 중에 수분은 증발돼 날아가고, 소금의 결정체에는 삼중수소가 들어갈 수 없다"고 역설했다.현재 국내의 천일염 사재기 파동은 불법유통 행위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천일염에 대한 불안한 소비 심리를 이용해 수입산 소금을 국산으로 둔갑하거나 식용 불가 소금을 유통하고, 수입산과 혼합 생산하는 등의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직접 물량을 확보해 400톤(t)을 시장에 방출하는 등 혼란 방지에 나서는 모습이다.이와 관련해 송 전 부의장은 "천일염 파동을 겪고 있다는 사실에 한숨이 절로 난다"며 작금의 사태에 안타까움을 표했다.한편 정부는 지난 4월 채취한 국내 연안 29개 정점(국제 조약에서 정한 해양상의 관측 지점)의 해수 시료에 대해 방사능 정밀분석을 한 결과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세슘 134는 불검출됐고 세슘 137은 바다의 평상시 농도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일본산 수입 수산물에 대한 검사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된 항목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