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적 인수 가능성 검토대주주 적격성 심사 유리직접 인수 혹은 펀드출자 간접 인수 모두 타진 중강석훈 "다수 원매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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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매각절차가 시작되는 KDB생명보험의 인수전에 눈치 게임이 치열하다. 사모펀드(PE)와 자산운용사들이 인수 의향을 밝힌 가운데 일부 금융지주들도 참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내달 KDB생명을 매각하는 본입찰을 진행한다. 매각대상은 KDB생명 지분 92.73% 전량이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달 기자회견에서 "다수의 원매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매각 성사를 점쳤다.

    KDB생명은 지난 10년 간 네 차례나 매각에 실패하는 등 산은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이번 입찰이 주목받는 것은 금융지주사들이 참전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몇몇 금융지주에서 인수 가능성을 타진해왔다"며 "입찰공고가 나오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KDB생명 인수 의사를 보인 곳은 파운티헤드PE와 WWG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캑터스PE도 인수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생명보험업을 인수해 '라이센스'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지주의 참전은 긍정적인 변수다. PE와 자산운용사들과 전략적 투자그룹을 결성해 공동으로 KDB생명을 인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접적 투자를 통해 회사 경영 실태를 파악하고 향후 운용사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가져오는 방식이다.

    거론되는 금융지주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다. 생명보험 자회사가 없거나 존재감을 키우려는 지주들이다. 이들 지주사들은 내부적으로 인수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의 경우 아주캐피탈 인수 과정에서 사모펀드와 함께 간접투자 방식을 성공시킨 바 있다.

    금융지주가 전면에 나서 직접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KDB생명이 75% 무상감자로 몸값이 가벼워진데다 최근 자본성 증권 발행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KDB생명 직전 매각절차에서 금융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걸려 실패한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산은도 금융지주를 낀 매각 그림을 그리는 게 유리하다 판단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