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디지털보험사 순손실 1882억원 … 전년比 18.32%↑수입보험료의 90% 이상 CM 채널 통해 모집 … 미니보험 주력업계, 장기보험상품 비중↑ … 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서
  • ▲ AI가 생성한 디지털 보험사ⓒ
    ▲ AI가 생성한 디지털 보험사ⓒ
    디지털 손보사들이 적자 탈출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단기·소액 중심의 기존 포트폴리오로는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에는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상품 구성을 다변화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해 순손실 1882억원 … 디지털 보험사 적자 '장기화'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캐롯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신한EZ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 등 국내 디지털 보험사 5곳은 지난해 총 188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보다는 적자폭이 18.3%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흑자 전환에 성공한 디지털 보험사는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보험사별 손실 규모는 △캐롯손보 662억원 △카카오페이손보 482억원 △하나손보 308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 256억원 △신한EZ손보 174억원 순이었다.

    디지털 보험사는 온라인 중심의 비대면 채널, 특히 사이버마케팅(CM)을 통해 보험을 판매한다. 캐롯손보·카카오페이손보·교보라이프플래닛의 경우 전체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비대면 채널에서 모집해야 하는 규제를 받고 있어 상품 구성에 한계가 따른다.

    특히 보험업 특성상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고객이 자발적으로 가입하기보다는 설계사의 설명과 권유에 의해 가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들의 대면 채널 의존도는 각각 72.4%, 98.7%에 달한다.

    이로 인해 디지털 보험사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단기·소액 위주의 미니보험에 치우쳐 있으며,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미니보험은 보험료가 적고,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 이익을 내기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없이 CM 채널을 통한 보험판매만 가능해 미니보험 위주로 상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답은 '장기보험' …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린다

    최근 디지털 보험사들은 미니보험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장기보험은 상대적으로 긴 보험료 납입 기간, 용이한 손해율 관리 등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특히 지난해 새 회계기준 IFRS17이 도입되면서 이런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IFRS17에서는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이라는 수익성 지표 확보가 핵심 과제다. 장기 보장성보험은 CSM을 높일 수 있는 주요 상품으로 꼽힌다.

    이에 디지털 보험사는 장기보험 판매를 강화하며 적자 탈출을 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영유아 및 초·중학생을 겨냥한 어린이 전용 보험을 출시했다. 지난해 8월에는 연령별 보장을 세분화하고 저렴한 보험료를 앞세운 상품을 선보이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신한EZ손보는 2023년 1월 운전자보험을 시작으로 장기보험에 진출했다. 같은 해 7월에는 디지털 손보사 최초로 실손보험을 출시했다.

    하나손보는 지난해 배성완 전 삼성화재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올해 대표 직속 조직으로 ‘보상서비스 본부’를 신설했다. 삼성화재서비스 출신 임규삼 상무를 본부장으로 영입해 대면 채널 기반 장기보험 확대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디지털 손해보험회사 동향'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손보사는 저렴한 가격과 가입 편리성을 차별성으로 내세우며 인바운드 영업에 집중할 수 밖에 없으므로 수익성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평가가 있다"며 "보험산업의 다양한 사업모형을 위해 인슈어테크의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 인가를 통한 시장진입을 촉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실질적인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들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는 추세"라며 "기존 미니보험 중심에서 벗어나 장기보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