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세계1위고급 차량에 대한 높은 선호도 반영롤스로이스, 벤틀리 등도 판매 증가세차별화, 하차감 중시 트렌드도 영향
  • ▲ 벤츠코리아가 올해 3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발표하는 모습. ⓒ뉴데일리DB
    ▲ 벤츠코리아가 올해 3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발표하는 모습. ⓒ뉴데일리DB
    한국 고객들의 고급차에 대한 사랑이 뜨겁다. 고급 세단의 대명사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의 국내 판매량이 글로벌 3위를 기록할 정도다. 게다가 차별화, 희소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럭셔리 브랜드의 판매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벤츠 S클래스는 1만3204대, E클래스는 2만7429대가 판매됐다. 벤츠의 글로벌 시장 중 한국에서 각각 3위,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BMW 7시리즈는 2995대, 5시리즈는 2만1513대가 팔렸다. BMW 글로벌 시장 중 3위, 1위에 해당한다. 

    특히 S클래스와 7시리즈는 차량 가격이 1억원을 훨씬 넘는 고가 모델이다. S클래스 S 350d는 1억4640만원, S 400d 4MATIC은 1억7150만원이다. S 580 4MATIC Long 모델은 2억4170만원에 달한다. 

    7시리즈도 740i sDrive는 1억7300만~1억7630만원, 전기차 모델인 i7 xDrive60은 2억1570만~2억1870만원이다. 
  • ▲ BMW 7시리즈 모습. ⓒBMW코리아
    ▲ BMW 7시리즈 모습. ⓒBMW코리아
    두 모델 모두 일반 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고가임에도 국내에서 높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토마스 클라인 벤츠코리아 전 대표는 지난달 진행된 고별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은 브랜드 헤리티지에 대한 이해가 깊고 명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특징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클라인 전 대표는 “자동차 외에 패션, 시계 등에서도 한국 고객들은 고급 제품에 호감을 나타내는 취향이 강하다고 판단된다”면서 “고객 조사를 진행한 결과 벤츠 브랜드가 가져다주는 프레스티지(고급감), 사회적 지위 등을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고 답변했다.   

    벤츠, BMW 외에 롤스로이스,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럭셔리 브랜드의 판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본사에서 “한국은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한 시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 ▲ 롤스로이스의 '오로라 보레알리스 레이스' 모습. ⓒ롤스로이스
    ▲ 롤스로이스의 '오로라 보레알리스 레이스' 모습. ⓒ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는 2016년 53대 판매에 불과했지만 2018년 123대로 연간 100대를 돌파했고 2021년 225대, 2022년 234대로 200대를 훌쩍 넘어섰다. 올해 1~5월은 111대로 전년동기(101대) 대비 9.9% 증가했다. 

    롤스로이스 ‘팬텀’이 7억1200만원, ‘고스트’가 4억7100만원, ‘컬리넌’이 4억69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판매량 증가는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평가다.  

    벤틀리도 2019년 129대, 2020년 296대, 2021년 506대, 2022년 775대로 급성장 추세를 보였다. 올해 1~5월에는 292대를 판매해 전년동가(263대) 보다 11.0%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람보르기니도 2019년 173대에서 2022년 403대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도 1~5월 143대로 26.5% 상승했다. 

    럭셔리 브랜드의 인기 요인으로는 희소성, 차별화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거론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고객 중에 ‘하차감(차에서 내릴 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는 감정)’을 중시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이들 고객은 하차감을 느끼기 위해 ‘진정한 럭셔리’를 갖춘 상위 브랜드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 ▲ 롤스로이스 브랜드의 첫 전기차 '스펙터' 공개 모습. ⓒ롤스로이스
    ▲ 롤스로이스 브랜드의 첫 전기차 '스펙터' 공개 모습. ⓒ롤스로이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게다가 수입차가 대중화되고 기존 인기 브랜드의 희소성이 낮아지는 데다가 고급차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수입차 브랜드 수장들이 앞다퉈 방한하고 있다. 

    애드리안 홀마크 벤틀리 회장은 올해 3월 초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벤틀리 큐브’ 오픈 행사에 참석했다. 3월 말에는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 CEO가 직접 한국을 찾아 시장 상황을 살펴봤다. 

    또한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도 이달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우니베르소 페라리’ 전시회에 참석했다. 

    올해 3월 렉서스 인터내셔널 사장에 취임한 와타나베 타카시 사장은 이달 21일 방한해 렉서스 RZ와 RX 출시 미디어 컨퍼런스 행사에서 글로벌 전동화 방향성과 전략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