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해외수주총액 전년비 43.6%↑ 22.5조삼성물산 7.3조…삼성전자 반도체 효과 '톡톡' 현대건설 사우디서 6.5조 '잭팟'…단숨 2위로 DL이앤씨 12배↑…롯데건설 1.8조→853억 급감
  • ▲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 ⓒ연합뉴스
    ▲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 ⓒ연합뉴스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이 해외건설시장에서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7조3738억원을 수주, 선두를 달리면서 3년연속 '1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총 6조8448억원을 수주하며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중위권에선 SK에코플랜트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이 수주액 1조원을 돌파하며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에도 정부의 해외수주 350억달러 목표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옴' 등 대형프로젝트중 상당수가 아직 청사진단계고 국제유가도 3개월째 하락세를 기록중이기 때문이다.

    6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 통계분석 결과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건설사 해외수주총액은 전년대비 43.6% 증가한 22조5739억원에 이른다.

    국가별 수주액은 사우디아라비아가 7조148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6조5102억원, 대만이 1조933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업체별 순위를 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해외에서 7조3738억원을 수주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2조1960억원을 기록한 전년동기대비 3.3배이상 뛴 실적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계열사효과'를 톡톡히 봤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법인이 발주한 테일러 반도체공사건을 수주하며 일감을 확보했고 여기에 7500억원 규모 대만 '푸본 아오지디 복합개발공사' 실적을 더했다.

    대만은 삼성물산이 1996년 첫 진출한 주요 거점시장중 하나로 2021년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신축공사'를 수주해 공사를 진행중이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6조5000억원 규모 '잭팟'을 터뜨리며 2위로 올라섰다. 상반기 해외실적은 전년동기 1조2642억원에서 6조8448억원으로 5.4배이상 급증했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4'는 사우디 동부 주바일지역에 초대형 석유화학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전체 해외사업중 UAE 바라카 원전과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등에 이어 역대 7위 규모이면서 2014년이후 9년만에 이룬 '50억달러'이상 프로젝트다.

    또한 계열사 헝가리·미국·폴란드 배터리공장 건설프로젝트를 넘겨받은 SK에코엔지니어링은 2조3583억원 수주고를 올리며 3위로 치고 올라섰다.

    이밖에 10대건설사중에선 대우건설과 DL이앤씨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냈다.

    대우건설은 거점시장인 나이지리아에서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공사'와 '인도라마 비료공장 3호기' 공사, 리비아에서 '패스트트랙 발전공사 계약' 등을 따내며 젼년대비 5.7배 오른 1조8526억원 수주고를 올렸다.

    DL이앤씨 경우 해외 화공플랜트건설공사 수주 등에 힘입어 해외수주실적이 전년동기 467억원에서 5876억원으로 12배나 뛰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아미랄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해외수주 실적이 전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해당프로젝트 실적이 반영되기 전까지 국내건설사 해외수주계약액은 11조5129억원으로 전년동기 14조9478억원에 못미쳤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을 제외하면 대형사들도 실적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전년동기대비 상반기 해외수주액 경우 포스코이앤씨는 2353억원에서 792억원, GS건설은 6538억원에서 2145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은 1조6917억원에서 1443억원, 롯데건설은 1조8524억원에서 853억원으로 각각 급감했다.

    건설업계에선 하반기 추가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350억달러 달성 가능성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옴 등 중동 대형프로젝트 추진이 아직 초기단계에 그치고 있고 국제유가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중이기 때문이다. 장기화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악재로 꼽힌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중동사업 경우 프로젝트 규모에 비해 실제 마진은 크지 않은 경우가 적잖고 추후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시 산유국 발주지연 및 중단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며 "이에 더해 하반기 미국과 중국, 유럽의 경기 부진이 예고되고 있어 시장전망이 밝다고는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겠지만 유가하락과 원자잿값 상승, 글로벌 경기침체 등 요인이 겹쳐 괄목할만한 실적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신시장으로 주목받는 우크라이나도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당장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