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유통 겸하고 있어 사업 참여 필요성 크지 않아저가경쟁으로 인한 식재료 품질 저하 우려 커도로공사 "자율참여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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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도로공사가 외식물가 부담을 줄이겠다며 휴게소 입점 업체들을 대상으로 식재료 공동구매에 나섰지만, 다수 업체들이 불참하며 전국적으로 휴게소 밥값이 인하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휴게소를 운영 중인 식품기업 대다수는 한국도로공사의 식재료 공동구매에 참여하지 않는다. 현재 휴게소를 운영 중인 식품기업은 플무원푸드앤컬처(21곳), SPC삼립(9곳), 파리크라상(2곳), CJ프레시웨이(4곳), 아워홈(2곳) 등이다. 풀무원푸드앤컬처만 21곳 중 일부인 7곳 참여를 신청한 상태다. 아워홈 등은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앞서 한국도로공사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손잡고 휴게소 입점 업체들을 대상으로 식재료 공동구매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양사가 지난 4월 '휴게소 신선 먹거리 제공' 관련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공공급식 통합 플랫폼을 통한 지역 농산물 공동구매' 내용을 포함한 데 따른 것이다.

    도로공사는 식재료를 공공입찰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면, 식재료 가격 부담이 낮아질 것이며 이에 따라 음식 가격도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9월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휴게소 밥값을 내리라고 지시하자, 밥값 인하방안을 찾기 위한 TF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전국 휴게소 154개소에서 공동구매 참여 의사를 밝혔고, 6월 말부터 지역별로 식재료 납품업체 입찰공고를 등록해 12건 중 4건이 낙찰됐다.

    하지만 식품기업 측은 식재료 공동구매 자체 실효성이 떨어져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들 기업 대다수는 식자재유통사업을 겸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식자재유통이 가능한데, 굳이 다른 업체를 통해 식자재를 구매해야 하는 자체가 기업들에게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A기업 관계자는 "입찰은 아무래도 저가경쟁이다 보니 시중가보다 싸게 농산물이 오가야한다"며 "식재료 품질 등이 떨어질 우려가 높고 수익성에도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아 참여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B기업 관계자는 "식자재유통사업을 하고있는 기업들은 모두 참여를 꺼리지 않을까 싶다"며 "식자재유통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기업 위주로 참여했을 듯하다"고 귀띔했다.

    C기업 관계자는 "도로공사 측에 제시한 가격대로는 원재료 품질 수준을 맞출 수 없어 유찰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휴게소도 가격과 품질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D기업 관계자는 "이번 사업 불참으로 인해 도로공사의 휴게소 평가 시 불이익을 받게 될까봐 눈치가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숨 쉬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이번 공동구매 건은 자율참여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평가에 영향을 미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