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보조 추진장치 '로터세일'…연료 소모 절감 효과추진력 크고 설치 간단, 운항 중인 선박에도 적용 가능한화오션, 로터세일 국책 과제 수행 주관…연구 박차
  • ▲ 한화오션의 로터세일 실증센터. ⓒ한화오션
    ▲ 한화오션의 로터세일 실증센터. ⓒ한화오션
    한화오션 사업장이 있는 경남 거제사업장에는 높이 30m, 직경 5m에 달하는 커다란 기둥이 세워져 있다. 겉으로 봐서는 그냥 굴뚝 모양의 기둥처럼 생겼다.

    이것은 한화오션이 친환경 선박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축한 세계 최초의 ‘로터세일 실증센터’다. 

    로터(rotor)는 회전 원통, 세일(sail)은 돛이라는 뜻으로, 즉 회전하는 원통형 돛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범선에 달린 넓적한 돛이 선박 갑판에 설치되는 원기둥 모양의 구조물로 변화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로터세일은 선박이 운항할 때 불어오는 바람과 회전하는 원기둥에서 발생하는 ‘마그누스 효과’로 추진력을 추가로 얻는 풍력 보조 추진장치다. 

    마그누스 효과는 물체가 회전하면서 기체나 유체 속을 지나갈 때 압력 차이로 힘을 받는 효과를 뜻하는데, 로터세일은 구 모양 대신 기둥 모양을 써서 작용 면적을 늘려 추진력을 더 크게 얻도록 한 것이다.

    조선업계에서는 현재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따른 친환경 선박연료 기술개발과 더불어 연료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기술개발에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이중 로터세일은 선박 탄소배출 규제 대안 중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설비의 부피에 비해 추진력이 크고 설치가 간단해 관리가 쉽다는 점과 운항 중인 선박에도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조선업계에서도 로터세일 연구개발 선두에 있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로터세일 자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주관으로 지난해 11월 로터 세일 시스템 개발과 시제품 제작을 완료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로터세일 개발·생산으로 통해 강화된 선박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글로벌 수주전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4월 한화오션은 로터 세일 기술을 필두로 국책 과제 수행 주관 업체로 선정됐다. 회사는 로터 세일 시스템의 효과적 생산과 설계 체계 정립을 위한 디지털 협업 플랫폼 구현 등을 위해 생산, 설계 등 협력업체들과 미국 ABS 선급과 손잡고 오는 2025년 12월말까지 국책과제 수행을 위한 연구개발 활동에 들어갔다.

    한화오션은 선박에 로터세일을 적용할 경우 국제해사기구(IMO)가 에너지 절감 평가 척도로 제시하고 있는 에너지효율지수(EEDI) 기준 5% 이상의 연료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10%에 가까운 연료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