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관련 '씽크탱크' 총출동… 윤석열표 '워터플랜' 나오나

극한 호우로 말미암아 사망자와 이재민이 발생하고 주택, 농작물 등 각종 침수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진단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국내 물 관련 싱크탱크(두뇌집단)가 총출동해 머리를 맞댄다. MB(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처럼 윤석열 정부표 '워터플랜'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수자원학회에 따르면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한국과학기술회관 12층 아나이스홀에서 '2023년 7월 수해, 우리의 대책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대한토목학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물 관련 국내 싱크탱크가 총출동한다. 한국기상학회와 한국물환경학회, 한국방재학회, 한국수자원학회, 한국지반공학회가 공동 참여한다.

이들 학회는 "7월 늦은 장마로 인해 수많은 인명 손실과 재산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 매해 반복되는 수해라고 하지만, 최근 폭우 유형은 규모와 강도 면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이 아니라고 하기엔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큰 재해"라며 "이번 폭우의 대응은 물론 피해 현황, 현재 우리의 수방(水防) 기준 등을 중심으로 심도 깊게 논의해 기술적, 정책적 대책을 모색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지반공학회 부회장인 박두희 한양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다. 주제발표로는 △손석우 서울대 교수의 '2023년 7월 기상현황' △정창삼 인덕대 교수의 '2023 수해 현황과 대책' △황영철 상지대 교수의 '급경사지 재해현황과 대응' 등이 예정됐다. 기상과 홍수, 산사태에 대한 통찰력 있는 접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토론 시간에는 허준행 토목학회장이 좌장을 맡고 하경자 기상학회장, 최상현 방재학회장, 박준홍 물환경학회장, 이상호 수자원학회장, 김영욱 지방공학회장, 이상원 행정안전부 재난경감과장 등이 패널로 참여한다.

이번 토론회가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대표적인 물 관련 두뇌집단의 최고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반복되는 수해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재해 주무 부처인 행안부도 참석해 머리를 맞대는 만큼 탁상공론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 대안 마련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번 수해로 4대강 사업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여당 지도부와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류·지천 정비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상황에서 윤 정부의 '물 계획' 수립에 중대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정관수 충남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MB 때 했던) 4대강·보 건설 사업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라며 "물을 막으면 일정 부분 수질이 안 좋아지는 것도 맞고, 이수(利水)에 도움 되는 것도 맞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결국 정책적인 선택의 문제로,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4대강 사업은) 분명 의미 있는 사업"이라며 "다만 단기간에 추진한 것은 무리였다. 만약 영산강부터 시작해 얻은 노하우를 섬진강에 적용하는 식으로 30년에 걸쳐 장기사업으로 추진했다면, 정치 사업화되지 않고 우리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국토를 개조하는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됐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