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선 수석 부위원장이 제안창당 염두한 대내외 의견 수렴 중현실성 부족, 부정적 기류로 실행 난관"민주당 비례대표 압박용" 평가절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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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이 10만명에 달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신당 창당에 나섰다.
내년 총선전 정치세력화를 꾀해 금융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주4일당’이란 정당명까지 짓고 본격적인 창당 채비에 나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금노 집행부 측에서 창당을 염두에 두고 대내외 정책 제언을 듣는 등 스킨십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주4일당은 ‘주4일 노동제’ 도입을 목표로 내세웠으며 특정 세대와 특정 지역, 특정 팬덤에 기대지 않고 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정당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금노는 의견을 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정치권 입성에 대한 우려가 만만찮아 실제 실행까지는 험난한 고비가 예상된다.
금노의 정치세력화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과거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1인 1당적 갖기’를 독려하는 등 꾸준히 정치권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하지만 세력화를 넘어 직접 창당까지 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이다.
벌써 금노 내부에서는 신당 창당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찬성측은 주4일당을 꾸려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균형발전과 일터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반면 산별교섭에서도 주 4.5일제 도입이 아직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정당 창당까지 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간 금노 위원장들이 의례히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진출했던 점에 비춰 신당 창당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당 창당에 비판적인 한 금노 관계자는 "현재 임단협 교섭도 진전이 없고 다른 산적한 현안들이 많은 형편에 무리한 창당 추진은 노동조합 본연의 역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창당을 무기삼아 민주당 비례대표석을 가져오려는 의도로 읽힌다"며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창당을 제안한 김형선 수석 부위원장은 “노동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주4일 노동제 실현을 위해 의견 듣는 과정에서 하나의 아이디어로 주4일제 당을 제안했다”면서 “논의 과정에서 의견이 갈리고 우려도 많아 현재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