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21일 오후 5시 예비입찰 마감국내 인수후보 SM·LX·하림·동원 ‘4파전’獨해운사 참전 예상에도 여전히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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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마감 ‘디데이(D-DAY)’가 되면서 국내 대기업과 해외 해운사들의 참여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인 중견그룹만 입찰에 참여한다면 매각 시기가 더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이날 오후 5시 HMM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감한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바로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며, 이후 본입찰-우선협상자 대상 선정-최종 인수계약 등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주식 총수 1억9900만주에 이들이 보유한  영구채 2조6800억원 중 1조원을 전환한 2억주등 총 3억9900만주로, 지분율로는 약 57.9%다. 이번 매각에 포함하지 않은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 희석지분율 기준으로는 38.9%에 해당하는 규모다.

    HMM 인수전은 참여를 검토했던 글로벌세아가 최근 인수의향을 철회하며 LX, 하림, 동원, SM 등 4파전 양상을 띠었다. 여기에 독일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하파크로이트(hapag-Lloyd)도 투자설명서(IM)를 수령, 인수 검토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판이 더욱 커졌다.

    하파크로이트는 18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개) 수준의 운송능력을 보유한 세계 5위 해운사다. 82만TEU 수준의 운송능력을 가진 HMM을 인수할 경우 스위스 MSC, 덴마크 머스크에 이어 세계 3위 해운사로 올라설 수 있다.

    매각 예비입찰 마감이 임박한 상황에서 하파크로이트가 다크호스로 등장하며 인수전 열기가 달아올랐다. 다만 HMM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를 모으며 꾸준히 인수 후보로 거론돼온 현대차, 포스코, CJ그룹 등 대기업의 추가참여가 없을 시 매각 성사에 난항를 점치는 시선이 적잖다.

    우선 HMM의 몸값이 조 단위에 이르는 데, 잠재 인수후보자의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걸림돌로 꼽힌다. HMM의 시가총액(약 8조5000억) 기준 산은·해진공 지분 가치는 5조원에 이르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매각가는 6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HMM이 보유한 현금은 12조3100억원으로 시총을 훨씬 뛰어넘는다.

    각 후보의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LX그룹이 2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림(1조5000억원), SM(1조원), 동원(6000억원) 순이다. HMM 인수 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만약 8%대에 4조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면, 연 이자만 3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들 인수후보자가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든다고 해도 문제다. FI의 목적은 투자금 회수(엑시트)로, 인수 이후 배당확대를 통한 현금 유출로 HMM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미래투자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HMM이 하파크로이트를 비롯한 해외에 넘어갈 가능성도 낮게 점쳐진다. HMM은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내 유일의 국적 원양선사로서 전세계 대륙에 수출입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해운산업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외국 해운사로의 매각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은 줄곧 자금력과 업계 이해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에 HMM을 넘기는 방안을 고려해왔다”며 “HMM을 외국기업에 판다면 주요 국가들의 기업결합심사도 거쳐야 해 매각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