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2019년 이후 3년 만에 A등급으로 회복 성공“수주 늘며 수익성 개선… 차입부담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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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이 3년 만에 A등급을 회복했다. 철도와 방산을 필두로 전 사업 부문의 수주가 늘며 수익성이 개선됐고, 이로 인해 재무안전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날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했다. 지난 3월 말 현대로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변경한지 약 5개월 만이다.통상 긍정적 등급 전망이 실제 등급 상향으로 이어지는데 1~2년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르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로써 대규모 적자로 투자적격 범위 마지노선인 BBB+까지 떨어졌던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은 3년 만에 A로 완전 회복에 성공했다.현대로템은 2019년 초반까지 신용등급 A를 유지했으나 같은 해 6월 A- 등급으로 하락했다. 잇단 적자로 2020년 3월에는 BBB+로 강등됐다. 현대로템이 BBB+ 등급을 받은 것은 2007년 이후 13년 만이었다. 등급 하향의 주요 근거로는 대규모 손실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점이 꼽혔다. 이익창출력 둔화와 운전자금 부담 등으로 중단기 현금흐름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반영됐다.이후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은 BBB+에서 유지돼왔다. 변화가 감지된 것은 작년 5월이었다. 한국기업평가가 A-(안정적)으로 한 단계 등급을 조정한 것.당시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조정 사유로 “2020년 이후 매출 증가 추세 및 영업흑자구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풍부한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현 수준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이후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까지 국내 3대 신평사 모두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조정했다.나신평은 현대로템의 이번 등급 조정의 이유로 ▲확충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외형 및 이익 창출규모 확대 추세 ▲크게 완화된 재무부담 ▲주요 사업부문의 안정적 사업기반 등을 꼽았다.실제 수주가 크게 늘어나며 현대로템의 사업안정성이 강화됐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호주·코레일 등 대규모 프로젝트의 신규 수주를 연이어 따내며 철도부문 수주잔고가 지난해 말 7조5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조원으로 확대됐다. 방산부문 수주잔고 또한 폴란드 군비청과의 계약에 힘입어 지난 2021년 말 1조7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6조원으로 확대됐다.특히 지난해부터는 채산성이 양호한 방산부문의 매출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우수한 영업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현대로템은 매출액 1조6712억원, 영업이익 991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는 경우 매출액은 14.2%, 영업이익은 80.3% 증가한 수치다.대규모 수주물량에서 선수금이 유입되며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차입부담도 완화됐다. 현대로템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각각 6700억원, 6400억원의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지난해 말 22.1%에서 올해 6월 말 -7.5%로 하락하는 등 차입부담이 크게 완화됐다. 순차입금의존도 마이너스(-)는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이 차입금을 상회한다는 뜻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상태를 의미한다.시장에서는 당분간 현대로템의 안정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육군으로의 K2 전차 납품이 남아있으며, 현재 폴란드와 K2 전차(K2PL) 2차계약 물량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이 또한 올해 말까지는 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의 상반기말 수주잔고는 16조6000억원 규모로 전년 상반기말 대비 74.4%, 2022년말 대비 26.9% 증가하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탄탄한 수주잔고에 힘입어 전 사업부문의 중장기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현대로템 관계자는 “철도 및 방산, 플랜트 등 각 사업 부문의 수익성 있는 수주에 매진해 지속가능한 경영구조를 만들겠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생산 효율을 높여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