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현대차그룹 인사서 유임 확정돼방산 호황에 철도 수주 확대 등 성과 내년 수소·로봇 등 신사업 힘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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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현대자동차그룹 세대교체 인사 속에서도 유임에 성공했다. 2020년부터 현대로템을 이끌고 있는 이 사장은 올해 방산과 철도 부문의 수주 확대와 신용등급 개선 등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2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뤄진 현대차그룹 정기인사에서 이 사장은 유임이 확정됐다. 이번 인사에서 이 사장의 거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요 계열사 인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추가 인사는 없다는 게 현대차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업계에서는 올해 초 이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만큼 대표직 유임 가능성을 크게 전망해왔다. 현대로템의 사내이사 임기는 3년이다.이 사장은 지난 2020년 대표이사 직을 맡으며 처음으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해 2026년까지 임기가 확정된 상태다. 현대로템 역대 CEO 가운데 유일하게 임기를 끝내고 연임한 CEO다.그룹 전반의 세대교체 가속화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 수주 확대 등 성과에 힘입어 자리를 보전했다는 평가다.이 사장은 현대로템이 2년 연속 적자 실현을 앞뒀던 2019년 말 현대로템 대표에 내정됐다. 당시까지만 해도 현대로템은 적자 늪에 빠져 위기상황을 겪고 있었다.그러나 2020년 1월부터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높이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나섰다.또한 투명수주심의위원회를 도입해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사업 입찰 과정에 대한 관리체계를 표준화하고, 사업별로 맞춤형 수주활동을 펼치면서 수주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실제 이 사장 취임 이래 현대로템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은 이 사장 재임 첫해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2020년 2조785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1년 2조8725억원, 지난해 3조1633억원으로 3년간 13.6% 늘었다. 영업이익 또한 2020년 821억원에서 2022년 1475억원으로 3년간 79.7% 성장했다.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방산호황까지 더해지면서 현대로템은 완전히 그룹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신냉전 체제가 강화하며 K방산은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현대로템은 지난해 8월 폴란드에 K2전차 180대를 수출하는 1차 수출실행계약을 맺은 가운데 올해 물량 28대를 3분기까지 모두 인도했다. 이에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20%에 불과했던 현대로템의 전체매출 중 방산부문 매출은 올해 3분기말 기준 44.6%까지 확대됐다.더불어 역대급 규모의 고속철 수출을 성사시키며 철도부문 수익성도 개선된 한해였다.현대로템은 지난 6월 말 1조2000억원에 달하는 호주 퀸즐랜드 QTMP(퀸즐랜드 열차제조프로그램)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회사가 지금까지 해외에서 따낸 철도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이에 힘입어 현대로템의 올해 3분기말 수주잔고는 18조169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26%나 증가한 수준이다.구체적으로 보면 레일솔루션 11조7466억원, 디펜스솔루션 5조6350억원, 에코플랜트 7878억원이다. 올해 들어서만 신규 수주를 5억원어치 넘게 따낸 것이다.시장에서는 올해 현대로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로템이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4509억원, 영업이익 181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9.1%, 영업이익은 22.7%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현대로템은 내년에도 이 사장 지휘 아래 해외 동력분산식 고속전철의 해외 시장 진출과 수소·로봇 등 신사업 분야를 적극 육성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이 사장은 완벽한 품질과 납기, 안전 확보를 기반으로 ‘뉴 로템 4.0’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뉴 로템 4.0은 인공지능(AI)과 친환경 기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주력 사업에 이를 접목시키는 현대로템의 4세대 솔루션이다.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친환경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와 수소 모빌리티 기술, AI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무인화와 스마트 물류 및 수소 인프라 분야 차세대 솔루션 개발해 신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내용이 골자다.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사업체질 개선과 재무구조 안정 등 경영 정상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폴란드향 K2 전차 수출 등 방산 부문 호조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