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2년 + 재채용 보장 3년 퇴직직급·급여 그대로… 직원도 기업도 윈윈저출산 극복에 진심… "참신하고 파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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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정연진(39)씨는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오후 1시면 하교하는 초등학교를 보내면 정 씨가 퇴근하는 오후 7시까지 보살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남들처럼 학원 뺑뺑이를 돌려야 하나 배우자와 의논도 해봤지만, 결국 정 씨가 일을 관두기로 했다. 어렵게 들어간 대기업을 나서는 것도 아쉽지만, 불과 2~3년간 자녀육아에 투자하면서 경력단절녀가 되는게 더 속상했다.KB국민은행이 최근 내놓은 '육아기간 5년' 제도는 정 씨와 같은 고민에서 시작됐다. 법정 육아휴직 기간 2년에 복직이 보장된 3년간의 퇴직기간을 더해 총 5년간 육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다. 회사로 돌아가면 직급과 급여도 이전 수준을 약속하는 파격적인 조건도 붙었다.직원은 5년간 육아에 전념하면서도 경력단절은 걱정하지 않아서 좋다. 기업은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며 회계 부담을 덜어내고, 퇴직한 3년간 사회보험 등 각종 부대비용을 아낄 수 있어서 이득이다. 사실 더 중요한 윈윈 요소는 우수한 인재들에게 소속감을 주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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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경력단절의 주범은 아이러니하게도 초등학교다. 대부분의 경력단절이 출산 직후가 아닌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해 벌어진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잔혹한 인턴'에는 경단녀가 직장에 복귀해 살아남는 과정을 그려내 공감을 얻기도 했다.눈치는 보이지만, 저녁까지 돌봐주는 어린이집은 주변을 둘러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보육을 위주로 하는 어린이집 특성상 늦은 시간까지 소수의 유아가 남아있더라도 부모가 눈칫밥을 먹을지언정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하지만 자녀가 초등학교에 등교하는 순간 육아 난이도는 한층 높아진다. 점심밥만 먹고 하교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은 부모 입장에서 재앙이다. 12시 30분이면 초등학교 정문에 부모들이 장사진을 치는 풍경도 이젠 일상이 됐다. 흉흉한 세상에 홀로 하교하는 저학년은 찾기 어렵다. 자녀의 사고도 한층 성숙해진 탓에 부모가 아닌 태권도 사범이 데려가는 아이들은 늘 표정이 밝지 않다.KB국민은행 한 직원은 "상당히 참신하고 파격적인 아이디어"라며 "다른 기업들도 도입한다면 저출산 문제에 꽤 도움될 것 같다"고 했다.국민은행은 그룹 중장기 목표인 'KB Diversity 2027'을 바탕으로 경력 단절 여성을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5년간 전국 2265개 국공립 병설유치원과 초등돌봄 교실을 신·증설하는데 750억원을 들였다. 향후 5년간 500억원을 투입하는 저출산 극복과 미래 세대 육성 지원도 KB금융그룹의 핵심 사회공헌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