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딘 대체 후보로 떠오른 K9A2… 차세대 포병 도전장1조원 투입해 美 탄약 스마트공장 설립 예고… 재원은 '유증'
  • ▲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최대 무기시장인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정상 통화에서 방산 협력 논의가 오간 데 이어, 미 육군은 한국산 K9 자주포 운용국들이 참여하는 ‘K9 유저클럽’ 행사에 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하는 등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을 K9 자주포의 11번째 수출국으로 맞이하기 위해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美 실무진 방한 당시 "당장 계약하고 싶다" 

    1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자주포 전력의 노후화 문제로 해외 무기 체계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한국으로 들어와 K9 자주포 생산라인을 직접 시찰했고 해당 시스템을 현지에서 다각도로 평가했다. 

    안병철 한화에어로 전략총괄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기존 자주포의 사거리 연장 개발이 실패해 외국 기업과 협력해 궤도형 및 바퀴형 자주포를 도입하려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며 "미 국방부 실무진도 K9A2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고, 현재 우리가 개발 중인 휠형 자주포는 TRAP(차세대 자주포 프로그램) 참여도 유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안 사장은 "당시 한국을 찾은 실무진은 '내가 권한이 있다면 지금 당장 계약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팔라딘은 1960년대 개발 착수, 1970년대 전력화된 자주포로 지금까지 7차례 개량이 이뤄졌으나 기술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미국은 자주포 현대화 사업(SPH-M)을 통해 지난해 해외 방산업체 5곳을 대상으로 차세대 무기 체계를 평가했는데 한화에어로는 이들 중 유일한 비(非) NATO 국가 업체로 선정됐다. 

    한화에어로는 기술력과 납기·운용 신뢰성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K-방산의 경쟁력을 입증한다는 전략이다
  • ▲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 ⓒ뉴데일리
    ▲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 ⓒ뉴데일리
    ◆ 美 작전환경 맞춤형 자주포로 '수출 준비'

    한화에어로는 미국의 작전환경에 맞춘 휠형 K9 자주포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K9A2의 자동화 포탑을 미국 Mack Defense 트럭 섀시에 장착한 형식으로, 미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 프로그램(TRAP) 진입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이다. K9A2는 기존 팔라딘 대비 빠른 발사속도(분당 9~10발), 장거리 사격 능력(최대 50km 이상), 자동화 운용이 가능해 차세대 포병체계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K9 자주포를 수출할 때마다 각국의 지형, 기후, 운용 전술에 맞춰 현지 맞춤형으로 제작해왔다. 인도의 사막 지형에 특화된 'K9 바즈라(Vajra)', 혹한기 작전이 가능한 노르웨이형 'K9 비다르(VIDAR)', 폴란드형 '크라브(Krab)'처럼 운용국별로 K9의 설계와 성능은 다르게 진화해왔다. 

    미국 시장에 도전 중인 K9A2 역시 이러한 현지 맞춤형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는 미국 육군의 요구 조건에 부합하도록 포탑 자동화, 기동 플랫폼, 탄약 운영방식 등을 현지 작전환경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K9 자주포는 현재까지 폴란드, 호주, 핀란드 등 10개국에 수출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만일 미국이 K9 자주포의 11번째 수출국이 된다면 글로벌 방산업계 1위국에 한국의 중대형 포병무기 첫 수출 기록이 된다. 지금껏 한국산 무기의 미국 수출 사례는 K2 소총과 같은 개인화기가 미국 민간시장에 진출한 게 전부다. 

  • ◆ 美 본토에 탄약 스마트공장 1조 투입

    한화에어로는 자주포뿐 아니라 미국 내 탄약 생산 사업 진출도 추진 중이다. 안 사장은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시기의 탄약 생산 설비를 아직까지 개보수해 사용 중이고,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화가 화약 원재료 및 155mm 추진 장약용 부품을 현지에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입해 미국 내 스마트 탄약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최근 발표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재원이 조달된다.

    한화에어로는 K9 자주포 외에도 미국 방산 시장에서 다목적무인차량(UGV)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 방산 스타트업 앤듀릴(Anduril), 무인차량 개발사 포테라(Forterra)와 함께 미 육군의 소형 다목적무인차량 2차 사업(S-MET Inc. II)에 참여해, 자사 개발 플랫폼 '아리온스멧'을 바탕으로 차세대 무인차량 솔루션을 제안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