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인플레이션 영향…채용문 예년보다 좁을 듯대기업 채용동향 전년比 1.6%p↓…상반기 보다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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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달부터 국내 주요 대기업 채용문이 줄줄이 열릴 전망이다. 졸업이후에도 미취업상태인 국내 '청년백수'가 126만명에 이르는 가운데 기업들 하반기 채용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9월초에 하반기 신입사원 정기채용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예년처럼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하고 이후 직무적합성검사와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면접 순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은 4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신입사원 정기채용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주요계열사가 함께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은 작년 5월 청년고용 확대를 위해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채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연평균 1만6000명 수준으로 올해도 예년처럼 상·하반기 합쳐 1만명이상을 채용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대졸 신입채용 경우 '예측가능한 상시채용' 원칙에 따라 매분기 마지막달 1일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일괄로 모집한다. 다음달 1일에도 채용일정이 있다.

    기아 역시 9월에 하반기 채용을 시작한다. 지난해 하반기 하이브리드 채용방식을 도입한 기아는 상반기에는 매달 직무별로 상시채용을, 하반기에는 부문별로 일괄채용을 하고 있다.

    LG그룹도 AI와 배터리, 전장 등을 중심으로 채용에 나선다. LG전자는 오는 30일 유튜브 채용설명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초부터 전국 주요대학을 순회하며 대학생 대상 하반기 채용박람회를 연다.

    구체적인 일정은 오는 28일 LG그룹 채용포털(LG 커리어스)을 통해 공지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는 코로나 여파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열었지만 올해부터는 온오프라인 설명회를 병행하고 있다.

    LG화학도 오는 31일 유튜브로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하는 등 조만간 채용공고를 내고 성장동력 분야를 중심으로 인재 확보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달 9일까지 전기차용 배터리 셀 개발인력을 비롯해 품질·생산기술·영업·마케팅 등 분야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이후 인적성검사와 면접, 인턴십 등 채용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도 내달부터 계열사별 채용을 시작한다. 포스코는 9월1일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절차를 시작하며 채용범위와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중인 포스코퓨처엠은 수시채용을 이어갈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 임직원수는 현재 2800여명으로 최근 1년새 30% 가까이 급증했다.

    GS그룹은 GS리테일, GS건설, GS칼텍스, GSEPS, GSE&R 등 계열사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짜고 있다. 채용인원은 100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HD현대는 작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를 합해 1000여명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했으며 다음달에는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도 진행한다. 현대제철은 올 하반기에도 수시채용 형식으로 예년과 유사한 수준인 300명가량을 뽑을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별로 수시채용을 하는 롯데그룹은 지난 23일 코리아세븐이 가장 먼저 채용절차에 들어갔고 다음달에는 롯데홈쇼핑, 롯데렌탈,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채용이 예정돼 있다.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호텔롯데 등 총 31개계열사는 서울 주요대학과 경북대에서 잇따라 채용박람회를 연다. 11월에는 서울과 부산에서 오프라인 채용설명회 '잡카페'도 추진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예년처럼 9∼10월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통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주요계열사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채용규모는 예년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CJ그룹도 9월중 하반기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부적인 계획은 수립중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등 영향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반적인 채용문은 예년보다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최근 국내기업 727곳을 대상으로 채용동향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 경우 작년보다 1.6%포인트 하락한 78.8%가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했다고 답했다. 세자릿수 채용을 계획한 대기업은 1곳도 없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각각 9.6%포인트 하락한 54.4%, 9.1%포인트 하락한 58.0%만 채용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혀 하반기 채용계획을 보수적으로 잡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잡코리아 하반기 고용계획 조사결과 기업 1곳당 평균 12.7명을 고용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상반기(19.3명)보다 줄어든 수준이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조사팀장은 "여전히 기업 재무상황이 안 좋고 재고도 부담스러운 데다 매출도 받쳐주지 못하고 있어서 신규채용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AI와 배터리,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관련 산업은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해 '미스매칭'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졸업이후에도 미취업상태인 '청년백수'가 126만명에 이르는 가운데 절반이상이 대졸이상 학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15∼29세 청년층인구 841만6000명 가운데 재학·휴학생을 제외한 최종학교 졸업자(수료·중퇴 포함)는 452만1000명이고 이중 126만1000명이 미취업상태였다.

    마이크로데이터로 미취업졸업자 세부특성을 살펴보면, 4년제(45만1000명) 및 3년제이하(21만5000명) 대학졸업자가 66만6000명, 대학원졸업 이상자가 1만2000명으로 대졸이상자가 전체 53.8%를 차지했다.

    뒤이어 고졸(52만4000명), 중졸(4만8000명), 초졸이하(1만명) 등 고졸이하 비중(46.2%)이 뒤를 이었다. 미취업자들은 주로 직업훈련(4.7%)을 받거나 취업관련 시험준비를 위해 학원·도서관 등에 다녔다(36.2%)고 응답했다.

    첫취업에 2년이상 걸린 청년까지 범위를 넓히면 59만1000명(15.3%)이었다. 취업 유경험자중 최근 일자리가 전공과 매우일치(25.9%)하거나 그런대로 일치(24.7%)한다고 응답한 사례는 50.6%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