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 3년전比 9.5% ↑선대 확장에 탄소 배출도 늘어환경 투자 늘리고 메탄올추진선 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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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이 바다 위 탄소 감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30일 업계에 따르면 HMM이 올해 발표한 ESG 보고서의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톤CO2e/억원)는 2.7로, 3년째 제자리 걸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회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출액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경영 과정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다.지난해 HMM이 배출한 직접 온실가스(스콥1)와 간접 온실가스(스콥2)의 총량은 538만tCO2eq(이산화탄소환산톤·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으로, 2020년 대비 약 9.5% 늘었다. 온실가스는 연료 사용으로 인한 직접 온실가스와 외부 전력이나 열 소비 등으로 인한 간접 온실가스로 구분된다.이에 대해 HMM 관계자는 “3년 전보다 선박 수가 늘어나면서 전체 에너지 소비량과 그에 따른 탄소 배출량도 함께 늘어난 것”이라며 “현재는 연료 전환의 과도기로, 기존 벙커C유 중심에서 향후 친환경 연료 추진선으로 선대 전환이 이뤄지면 선박수가 늘더라도 배출량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실제 HMM은 올해 2월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을 도입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며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에 첫발을 뗐다. 현재 HMM의 선복량은 82만TEU 수준으로, 오는 2026년까지 120만TEU의 친환경 선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미래 성장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지난해부터 친환경 투자도 늘렸다. HMM은 2020년 환경투자비용으로 920억원을 사용했는데, 지난해에는 5478억원을 투입해 3년 전 대비 500%에 가까운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강화된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과 함께 친환경 선대 전환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다만 해운·조선업계에서 차세대 친환경 연료 대안으로 꼽히는 메탄올, 암모니아 추진선 등에 대한 연구·개발은 현재진행형으로, 아직 실선(실제 선박)에 적용된 사례는 없다. 앞서 메탄올 추진선 9척을 발주한 것은 HMM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실험을 한 셈이다.실제 친환경 선박으로서의 경제성과 안전성 검증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용화가 더딜수록 해운업계의 탄소 감축 속도 또한 느려질 우려가 높다.한편 강화되는 국제해사기구(IMO) 규제 따라 모든 해운사는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탄소 배출을 70% 줄여야 한다. HMM은 지난해 기준 64.4%까지 감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