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등 5개사 2兆 유상증자 참여… 약 8000억원미래 신성장 확보에 공격적 투자… 계열사별 재무부담↑한기평 “부담 불가피… 실적‧투자계획 등 모니터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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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계열사들이 한화오션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신용평가업계는 한화의 주요 계열사들이 투자확대 기조에 따라 신용등급 하향 변동 요인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배정일은 9월 25일, 구주주 청약은 11월 8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다. 일반공모 청약 기간은 11월 13~14일이다.확보한 자금은 ▲초격차 방산 솔루션 9000억원 ▲친환경·디지털 선박 6000억원 ▲스마트야드 3000억원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 2000억원 등 대규모 투자에 활용,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사업 기틀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과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2조원 자금을 투입했던 것을 감안할 때 올해에만 총 4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셈이다.특히 이번 유상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포르, 한화컨버전스 등 5개 계열사들이 참여한다. 앞서 이들 회사는 한화오션 인수에도 2조원을 출자한 바 있다.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4.08% ▲한화시스템 12.04% ▲한화임팩트파트너스 9.63% ▲한화에너지싱가포르 1.69% ▲한화컨버전스 0.72% 순으로 지분을 확보, 합산 지분율 48.16%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한화오션이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주식 수는 8948만5500주다. 이 가운데 우리사주조합 청약분20%를 제외하면 구주주 청약분은 7158만8400주로 예상된다. 구주주 배정분에 대한 최종 참여 여부나 규모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한화오션의 민영화를 위해 2대주주 산업은행 참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100% 청약을 가정하는 경우 5개사의 유상증가 참여로 약 8000억원의 자금 소요가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853억원, 한화시스템 1926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1541억원, 한화에너지싱가포르 270억원, 한화컨버전스 116억원이다.이들 계열사 모두 현금성 자산은 충분한 상태여서 당장의 부담은 크지 않은 상태다. 예컨대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할 것으로 점쳐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상반기말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 규모가 2조2188억원이며, 잉여현금흐름(FCFF)도 7852억원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문제는 지속적 그룹의 확장 전략에 따라 계열사들의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최근 한화그룹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 중이다. 한화오션 인수를 비롯해 한화시스템을 필두로 한 에어모빌리티, 위성통신, 디지털 플랫폼 등 신사업 관련 지분투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2024년까지 태양광, 선박,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 내 관련 자산·기업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합작법인에 대한 1조3000억원의 출자도 예정돼 있다.이외에도 미국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3조2000억원의 투자 및 가성소다, EVA 증설 등 기존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의 투자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다.실제 ㈜한화는 현재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에 부합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기평이 설정한 ㈜한화(A+/안정적)의 신용등급 하향 변동 요인은▲계열 전반에 대한 재무부담 확대 ▲ 순차입금/EBITDA 7배 이상 ▲별도기준 부채비율 150% 이상일 경우다. ㈜한화의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순차입금/EBITDA 배율은 15.5배, 부채비율은 232.8%로 각 요인에 모두 부합한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에 근접하지는 않았지만 그룹의 확장적 투자 기조로 인해 재무안정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 신사업 투자의 경우 대부분이 아직 기술적 초기 단계에 해당해 투자 성과가 발현되어 투자자금을 회수하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인 점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그룹 재무부담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획된 투자 외에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경우 재무위험 상승에 따른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어 실적과 투자 계획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