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 둔화…금리 변동성 점차 완화 예상향후 금리 차 축소 시 미국채 금리 하락 폭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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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고용시장 과열이 지속적으로 식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치솟던 미국 국채금리도 변동성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 최근 높아진 금리 변동성이 점차 완화될 것이란 전망 속에 향후 금리 하락 폭이 클 미국채투자가 한국국채보다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1일(현지시각)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6bp(1bp=0.01%포인트) 내린 4.106%에 호가됐다. 이는 5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앞서 지난달 중순 3.7%대에 머물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2일 한때 4.3659%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전망과 재정적자 우려가 커진 탓이다.

    최근 들어 모처럼 금리가 4%대 초반으로 내려온 건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경기 둔화를 예고한 영향이다.

    미국 8월 비농업 고용지표를 앞두고 채용공고 건수가 감소한데 이어 ADP 민간 고용 증가폭도 월가 예상을 밑돌면서 고용시장 둔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연준이 바라는 '적당한 고용시장 둔화'가 이뤄지고 있단 기대감이 커지면서 피봇(긴축정책의 전환)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86.5%까지 올랐다. 특히 38% 안팎이던 11월, 12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52%까지 뛰었다.

    시장에선 최근 높아진 금리 변동성이 4분기 들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기의 문제일 뿐 시간이 흐를수록 기준금리 인하국면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준금리에 선행해 움직이는 채권금리도 점진적인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 한 PB는 "실제 FOMC와 같은 중앙은행 위원들이나 시장의 컨센서스는 올해까지는 동결하고, 내년 상반기 이후 어느 시점부터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영향력이 큰 중국의 생산자 물가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미국 소비자물가도 하락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완화되면 중앙은행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고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국채 대비 미국채의 투자 매력이 더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채의 절대 금리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향후 양국 금리 차 축소 시 미국채의 금리 하락폭이 한국채 대비 클 것으로 전망돼서다.

    지난 2001년 이후 약 20여년 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미국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편 2004년, 2019년, 2022년 세 차례에 걸쳐 양국 간 기준금리가 역전된 바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되고 통화정책의 기조가 바뀌는 시점인 2007년, 2019년 금리의 방향이 바뀌면서 역전돼 있던 양국의 금리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정상화됐다.

    당시 미국이 한국보다 금리 상승폭이 컸던만큼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과정에서 국채금리 하락폭이 한국보다 두 배 이상 컸고, 그 속도 역시 매우 빨랐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됐다가 정상화되면서 미국국채는 2.5%가, 한국국채는 1%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긴축적 통화정책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점차 다가오는 중인 상황에서 통화정책 방향이 바뀐다면 과거 금리 역전 기간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금 투자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하단 설명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양국 기준 금리가 최초 역전 시점인 지난해 3월 이후 미국국채는 0.3% 정도 올라 있고, 한국국채는 0.1% 정도 하락해 있다"면서 "이번에도 양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황이 정상화되는 시점에 이전처럼 미국채의 하락폭이 한국국채보다 더 크고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처럼 미국채의 금리가 높은 시점이라면 미국채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