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보다 은행대출… 산업별 대출금 24兆 증가

2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이 24조3000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2분기 말 대출금 잔액은 1842조8000억원으로 1분기 말 대비 24조3000억원 증가했다. 1분기 증가폭 20조8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산업별 대출금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증가폭을 줄여오다가 4분기만에 증가폭이 확대됐다. 예금은행이 완화적인 대출태도를 유지하면서 기업이 회사채 발행보다 은행대출을 선호한 영향이다.

제조업 대출금 잔액은 447조338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조6000억원 늘었다. 수출기업 자금사정 개선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줄면서 1분기 증가폭 11조원에서 축소됐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중심으로 증가폭이 8조4000억원에서 13조4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부동산 거래 회복과 미분양 감소로 건설업 대출금 잔액은 1조9000억원 늘었다. 1분기 증가폭 9000억원보다 확대된 것이다.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 증가폭이 1분기 11조4000억원에서 2분기 9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화학제품·제1차금속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 대출금 증가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시설자금은 반도체, 자동차 시설투자 영향으로 증가폭이 9조4000억원에서 15조원으로 확대됐다.

예금은행 대출 증가폭은 1분기 17조400억원에서 2분기 22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 증가폭은 같은 기간 3조3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예금은행 대출금 증가폭이 확대된 것은 회사채 시장이 불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회사채(무보증·3년·AA-) 금리는 지난 3월 24일 3.93% 수준에서 7월 10일 4.59%로 치솟으며 진통을 겪었다. 글로벌 긴축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혼란을 겪었지만 예금은행의 견조한 자금조달력에 다소 숨통이 트인 것"이라며 "경기불안 심리가 아직 강하게 남아있지만, 운전자금 증가폭은 줄고, 시설자금은 확대된 것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