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엔비디아에 HBM3 샘플공급… 4Q 본격 공급SK하이닉스 "경쟁사 시장 진입 긍정적"… 여유로운 태도 눈길향후 2~3년 '수요 폭발' 상태… 삼성 진입해도 가격하락 '불가'HBM 시장 전망 또 다시 '상향' 조정… "내년 96억$ 규모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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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최대 AI(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차세대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조만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도 앞서 공급사를 맡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메모리 1인자 삼성이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임은 물론이고 당분간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된 AI 시장에서 HBM3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양분하며 나란히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데 힘이 실린다.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직원 소통행사에서 삼성의 HBM3가 엔비디아에 공급이 시작되는 상황에 대해 "경쟁사 시장 진입은 긍정적"이라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고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4세대 HBM인 'HBM3'를 개발해 엔비디아 등에 납품하고 있다.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가 최근 엔비디아에 HBM3 샘플 공급을 시작했고 오는 4분기부터는 납품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며 HBM시장은 또 한번 들썩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안정적으로 HBM을 공급받기 위해 SK하이닉스와 함께 삼성과도 손을 잡을 것으로 예상한지 오래인데, 이 같은 전망이 연내엔 실현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지난해까지 HBM시장은 SK하이닉스가 점유율 50%를 차지하며 주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점유율 40%로 뒤를 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점유율 10%로 SK와 삼성과는 다소 격차를 두고 따라오고 있다.삼성이 올해 본격적으로 엔비디아 공급사로 진입하면 SK 점유율을 빠르게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6~49% 점유율을 오가면서 격차를 줄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이 먼저 빼앗는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아니라 3위 마이크론이고 마이크론 점유율은 4~6% 한자릿수로 쪼그라들 것으로 봤다.결정적으로 삼성이 엔비디아 공급사로 본격 나서게 되더라도 HBM 가격이 적어도 향후 2~3년 동안은 건재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도 삼성을 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이후에는 HBM3 신제품이 나오게 되고 제품이 업그레이드 될수록 가격은 배 이상으로 뛰는 구조라는 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최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는 추가적인 가격 프리미엄이 있는 HBM3E의 대량 생산이 예정돼있어 관련 매출도 올해는 전체 시장의 7% 수준이지만 내년엔 15%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마저도 보수적인 숫자"라고 말했다.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생성형 AI와 관련 서버 구축에 미래 투자가 쏠려있어 삼성까지 뛰어들어도 여전히 수요는 넘쳐나고 오히려 빠르게 공급을 늘리는 게 관건으로 꼽힌다. 경쟁사의 등장보다는 내부적으로 HBM 수요를 커버할 수 있는 생산능력(CAPA)을 갖추는게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HBM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치도 지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물론이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앞서 내놨던 HBM 시장 전망을 재차 상향하는 추세다.모건스탠리는 지난 7월 내놓은 HBM 시장 보고서에서 내년 시장 규모를 41억 달러(약 5조 5000억 원)로 예측했다가 최근 이를 2배 이상 높였다. 이들이 다시 제시한 내년 HBM 규모는 약 96억 달러(약 12조 8000억 원) 수준이다.국내 증권업계에선 AI 수요 폭발로 HBM 시장이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RG) 75%를 기록하고 400억 달러(약 53조 5000억 원) 이상으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