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 63%양자암호·2차전지 테마 타고 수익률 고공행진시장 관심 식은 테마·오버행 리스크 종목 주가 고전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최근 상장한 새내기주들의 성적표가 테마에 따라 갈리고 있다. 양자암호, 2차전지, 자율주행 등 증시를 휩쓴 테마는 물론 최근 투심 개선 기대감이 확산되는 제약·바이오 종목 주가 역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이 60~400%로 확대 적용된 지난 6월 28일 이후 상장한 회사는 총 18종목(시큐센·알멕·오픈놀·이노시뮬레이션·필에너지·센서뷰·와이랩·뷰티스킨·에이엘티·버넥트·엠아이큐브솔루션·파두·코츠테크놀로지·큐리옥스·빅텐츠·넥스틸·스마트레이더시스템·시큐레터)의 공모가 대비 지난 12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63%다. 

    개별주로 들어가면 수익률 격차는 작지 않다. 크게는 300% 이상 급등한 종목에서 공모가를 30% 가까이 하회하며 고전하는 종목들도 있다.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테마를 중심으로 새내기주들의 주가도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가장 높은 수익률(332%)을 기록한 종목은 지난 8월 10일 상장한 세포분석 공정 자동화 업체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다. 증시가 2차전지를 잇는 주도주를 찾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섹터 투심이 개선되면서 덩달아 주가가 급등했다. 

    테마주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증시를 달군 초전도체, 맥신에 이어 양자암호 테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자 관련 새내기주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사이버 보안업체인 시큐센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29일 상장일 9150원까지 올랐던 시큐센은 8월 들어 공모가(3000원) 언저리까지 주가가 하락했지만 양자암호 테마가 시장을 주도했던 지난달 말부터 급등세를 이어갔다. 지난 12일 기준 시큐센의 주가는 5050원으로,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68%를 기록했다. 

    이달 초 사이버 보안을 국가 전략 기술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발표 이후 정책 수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시큐레터의 주가도 공모가(1만2000원) 대비 108% 올랐다. 

    전기차와 2차전지 테마를 탄 새내기주들도 대부분 평균 수익률 이상을 기록했다. 

    차량용 레이더 센서개발업체인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자율주행 테마에 힘입어 지난 12일 기준 182% 급등했다. 

    2차전지 장비업체인 필에너지는 지난 7월 상장 초기 전환사채(CB) 물량 부담 우려로 조정받았지만 꾸준히 테마를 타며 주가를 회복해 공모가 대비 90%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전기차용 알루미늄소재 부품 생산업체 알멕은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 수혜주로 거론되면서 주가도 공모가 대비 58% 올랐다.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도가 떨어진 테마 종목의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증시 테마를 휩쓸던 메타버스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지난 7월말 상장한 증강현실 테크업체인 버넥트의 주가는 상장 이후 줄곧 공모가(1만6000원)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버넥트의 지난 12일 기준 수익률은 -28%로, 가격 제한폭 확대 적용 이후 상장한 종목들 중 수익률이 가장 좋지 않다.

    상장 당시부터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리스크가 부각됐던 새내기주들은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말 상장한 비메모리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 에이엘티의 공모가 대비 지난 12일 기준 수익률은 0.4%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251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음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다. 

    에이엘티는 상장을 앞두고 전환사채(CB) 리스크가 거론된 바 있다. 상장 당시 한국산업은행이 전환할 수 있는 주식수는 47만588주로,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의 5% 넘는 규모였다. 

    강관업체 넥스틸은 공모가 대비 19% 하락했다. 올해 첫 코스피 상장 종목으로 주목받던 넥스틸이 시장의 관심에도 고전하는 건 실적 피크아웃과 구주 매출 물량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전체 공모 물량 700만주 가운데 47.9%에 달하는 335만주가 구주매출 물량으로 잡히면서 기관 투자자의 수요예측 등 IPO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다양한 섹터 기업들이 등판을 준비 중이다. 

    최근 로봇주 강세 흐름을 주도하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이어 두산로보틱스가 로봇섹터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달 21~22일 일반 청약을 거쳐 내달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반도체 관련 업체인 아이엠티와 퓨릿, 2차전지 부품업체 신성에스티, 바이오업체 에스엘에스바이오는 물론 국내 최대 종합보증사 서울보증보험와 독서플랫폼 밀리의서재 등 연내 등판이 예정돼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공모금액 및 시가총액은 동월 평균 수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10월에는 대어급인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등이 상장에 나서면서 공모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